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라는 정모(20)씨, 박모(21)씨, 최모(21)씨는 입대로 서로를 약 반년 만에 만난다고 말했다. 1일 오후 10시 20분경 다른 곳에서 식사를 마치고 2차로 서울 목동의 한 칵테일바에 자리를 잡은 이들은 "영업시간 제한이 풀려 좋다"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칵테일바 사장 신기환(35)씨는 "11개월 만에 영업 제한이 풀렸다"며 "정상 영업한다는 게 숨통이 트이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장사하는 기분으로 하나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을 의미하는 '위드 코로나'가 본격 시행되며 식당과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 운영 시간 제한 조치가 해제돼 서울의 야간 상권은 활기를 띠었다. 사적 모임은 수도권 10명, 비수도권 12명까지, 식당과 카페 등 시설은 24시간 영업이 가능해 자영업자들은 인력을 늘리는 등 '정상 영업' 복귀 수순을 밟고 있다. 한편 '백신패스'가 필요한 유흥시설과 헬스장 등 감염 고위험시설 운영자들은 불만을 표했다.
밤 10시가 지나도록 문을 연 서울의 치킨집과 술집, 카페 등에선 직장인 8명이 모여 회식을 이어가거나 삼삼오오 앉아 이야기하는 시민들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다만 자영업자들은 '위드코로나' 첫날이라 '체감은 안 된다'며 앞으로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표했다.
그동안 인력을 감축해 새로 직원을 고용하는 데 고충을 겪는 자영업자들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한국자영업자협의회 경기석 상임의장은 "자영업자들이 영업시간을 언제까지로 할지, 알바생은 어떻게 구해야 할지 등 '멘붕'에 빠져있다"며 "사람이 잘 안 구해지고 백신을 다 맞은 사람으로 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전국호프연합회 이창호 대표 또한 "일손이 제일 부족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정책이 너무 자주 바뀌었고 일주일 남겨놓고 (위드코로나 정책을) 발표해 미리 대비하기는 어려웠다"며 "(백신 접종을) 조건에 달지 않고 하루에 2만 5천 원씩 내는 유료 공고를 내도 구인이 안 된다"고 밝혔다.
한국자영업자협의회 고장수 공동의장은 "24시간 (영업시간 제한이) 풀린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계절적 요인이나 사람 이동량 증가로 확진자가 폭증하면 화살이 자영업자에게 돌아올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점심 무렵 서울 종로 및 여의도 헬스장에서는 지난 10월과 다르게 빠른 BPM의 음악이 흘러나오고 그동안 쓰지 못했던 샤워실도 개방된 모습을 보였다.
고위험시설은 접종증명·음성확인제인 '백신패스'를 보여줘야 출입할 수 있는데, 헬스장 운영자들은 "10월까지 다니던 백신 미접종자가 11월에는 못 올 수 있다"며 반기지 않는 분위기도 보였다. 다만 2주 계도 기간이 있어 당장 미접종자가 헬스장 출입을 금지당하진 않는다.
광화문 인근에서 마케팅 회사에 다니며 헬스장을 이용했던 유모(31)씨는 "백신 2차 접종을 안 했는데 (계도 기간이 지나면 헬스장을 못 다니는 것을) 몰랐다"며 "3달 전에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 쓰고 운동해야 하니까 헬스를 쉬었는데 이제 다시 하려면 백신을 다 맞고 시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