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나주시와 나주시의회 등에 따르면 나주시는 지난 2015년 환경미화원 채용을 앞두고 기존 서류심사 배점인 30점을 20점으로 줄이고 30점이던 면접점수를 40점으로 늘렸다.
급기야 지난 2017년부터는 서류심사를 10점으로 대폭 축소하고 체력시험과 면접점수를 각각 45점으로 늘려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정성 시비' 논란 등 잡음이 일고 있다.
객관적 판단이 가능한 서류심사와 체력시험에 비해 면접점수는 면접관의 주관적인 성향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실제 검찰 수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지난해 환경미화원 채용의 경우 CBS 취재결과 지원자 113명 중 합격자 10명이 모두 면접에서 1위부터 10위의 높은 점수를 받아 면접점수가 곧 당락을 좌우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류심사와 체력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도 떨어진 지원자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면접이 최대한 공정하게 이뤄지기 위해 블라인드 면접이나, 사전 질문지를 만들어놓고 지원자들이 추첨을 통해 한다던지 등 다양한 보완책이 있지만 나주시의 면접에서는 이러한 것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채용 과정의 불공정' 의혹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나주시 채용 비리 의혹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나주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지차남 의원은 무엇보다 면접 질문이 '수상했다'고 주장했다.
지 의원은 "최종 합격자들에게 한 질문을 분석해보니 '나주시장이 누구냐', '나주시의 꽃인 시화(市花)는 뭐냐' 등 비교적 쉬운 질문을 한데 반해 최종 불합격자에게는 '불법 투기자에게 금품을 받았을 때 벌금', '폐기물 배출 시 폐기물별 가격' 등 난해한 질문을 했다"면서 "나주시가 대놓고 합격자를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급기야 세 명의 면접관 중 외부인사로 구성된 두 명의 면접관이 다른 지자체와는 달리 변경되지 않고 여러 해에 걸쳐 심사를 줄곧 봐왔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나주시는 이에 대해 개인신상에 관한 부분이라 공개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면접심사가 불공정했다는 주장에서부터 나주시의 채용 과정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졌지만 지금까지 환경미화원 채용과 관련해 나주시의 자체 감사는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나주시 공무원들의 연루 여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이처럼 채용 과정에서도 석연치 않은 정황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
이에 대해 나주시는 면접관이 일부 겹치긴 했지만 면접시험은 최대한 공정하게 이뤄졌으며 의혹들 가운데 사실이 아닌 주장이 많다고 해명했다.
한편 광주지방검찰청 반부패강력수사부는 최근 환경미화원 채용 과정에서 브로커로부터 3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나주시 계약직 6급 공무원 A씨를 구속하는 등 채용 비리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