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돈풀기에도 코로나19 이후 소비불평등 더 커졌다

황진환 기자

코로나19 충격 완화를 위해 대규모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과 고소득층간 소비불평등이 오히려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9일 내놓은 '조사통계월보:우리나라 소비불평등 추정 및 주요 특징분석'에서 코로나19 이후 저소득층의 근로소득 감소와 이동제약에 따른 소비패턴 변화 등으로 소비불평등도가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은행 물가통계팀 김찬우 과장은 고소득층의 과소보고와 같은 측정오차를 보정해 추정한 소비불평등도가 "2019년 3.67에서 2020년 3.74로 0.07p 상승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제공

특히 1분위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으로 분류되는 4분위의 소비격차는 0.04p 상승했고 5분위와는 0.07p나 더 확대됐다.

반면 1분위와 중산층으로 분류되는 3분위의 소비격차는 0.06p 감소했다. 1분위 저소득층에 대해 정부의 이전지출이 몰리면서 중산층과의 격차는 오히려 줄었다는게 한국은행 설명이다.

또 과거에는 밖에 나가서 소비해야 하는 이른바 '선택소비재'를 중심으로 소비불평등이 컸었지만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중에는 이동제약 때문에 밖에 나가지 않고도 쓸 수 있는 '필수소비재를 중심으로 소비불평등이 심화됐다.

한국은행 제공

한편 기존 분석방법에 따른 소비불평등도가 1990년 3.01에서 2016년 3.14로 0.13p 상승했던 것과 비교해 고소득층의 축소보고 같은 측정오차를 보정해 새로 계산하면 1990년 2.94에서 2016년 3.60으로 격차가 0.66p로 확대됐다.

이는 우리 사회의 체감소비 불평등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고 특히 코로나19 이후에는 과거와 양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국은행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