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상대였던 이낙연 전 대표와의 회동에 이어 문 대통령과의 회동까지 성사되면서 이 후보는 당내 통합 과정을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밟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한 두 가지의 '이벤트성 만남'으로 잃어버린 컨벤션 효과를 다시 찾을 수 있기 어려울 것이란 회의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재명 "모질게 한 부분 사과" 문 대통령과의 '화해' 지지층 마음 녹일까
이 후보는 26일 문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어른이 오시는데 내려가야죠"라며 기다리지 않고 계단을 내려와 인사를 하는 장면도 연출했다.지난 대선 경선 당시 이 후보의 공세는 문 대통령 강성 지지층 이른바 친문들과 이 후보 지지층 간 깊은 앙금이 남는 계기가 됐다. 이는 지난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 당내 경선 당시 '친문계'로 분류되는 전해철 의원과 이 후보와의 경쟁 과정에서 지지층 간 극단적 경쟁으로 분출되기도 했다.
이 후보 측에 따르면, 이 후보는 평소 사석에서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했던 자신의 공세 전략에 대해 "후회한다"며 미안한 마음을 여러차례 표해왔다고 한다. 속 마음을 이번에 직접 만나 전달한 셈이다. 또 이 부분이 지지층을 아우르는 데 자신의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 직접 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의 사과에 "이제 1위 후보가 되니까 그 심정 아시겠죠"라며 다독였다. 이와 함께 이 후보와 문 대통령은 루즈벨트 미 대통령이나, 탄소 중립 정책 등 정책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후보에게 민주당 후보로서 정통성을 부여하려 노력한 모습이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에게 "저도 경기도지사로 일한 문재인 정부의 일원"이라며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했지만 앞으로도 문재인 정부가 성공하고 역사적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에 이어 丁, 秋 차례로 만나…'용광로 선대본' 여전히 과제
하지만 이 후보가 문 대통령과의 만남만으로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원팀을 바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이는 많지 않다. 우선, 앞으로 '용광로 선거대책본부'를 만드는 과정이 진행 중인 만큼 '원팀'의 선결 조건이 완성되기 전이란 분석이다.이에 더해 일부에서는 한 두가지 이벤트가 아니라, 야당 후보와의 현안 별 경쟁을 통해 원팀이 만들어지는, 완성형 없는 '과정형'이란 점에서 문심을 단번에 잡기란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팀 '영원한 과정형'…결국 '이재명 개인기'에 달려
한 친문을 분류되는 여당 의원은 "이낙연 후보, 문 대통령과의 만남, 용광로 선대위 구성은 원팀의 선결 조건에 불과하다"며 "이제는 야당 후보와의 전선을 구축하면서 끊임 없이 원팀을 만들가는 승부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 뒤 흩어졌던 일부 지지층의 결집 효과를 보는 것처럼, 결국 야당 후보와 싸움에 나선 이 후보의 '개인기'에 달렸다는 얘기다.이에 대해 이 지사 측 관계자는 "과거처럼 상대를 비판하는 태도적 차별이 아닌 내용적 측면에서 정책적 차별화를 하고, 실행능력 부각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