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전 끝 경선 룰 확정…'경쟁력'‧'4지 선다' 절충안
국민의힘 대선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본경선 룰과 관련해 일반 여론조사 문항의 경우, '일대일 경쟁력'을 묻되 질문은 한 차례만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일대일 경쟁력'과 '4지 선다' 방식을 두고 경선 후보들 간 의견이 엇갈린 점을 감안해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성일종 선관위원은 이날 선관위 회의 후 "일대일 가상대결을 전제로 본선 경쟁력을 묻는 방식으로 하기로 했다"며 "가상대결을 질문에 다 포함해 경쟁력을 묻는 것이고 질문은 한 차례"라고 말했다.
당초 윤 전 총장과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일대일 가상대결' 방식으로 네 차례 묻는 것을 선호한 반면, 홍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4지 선다' 방식으로 한 차례 질의 방식을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웠다. 본 경선은 '당원 50%‧일반여론조사 50%' 방식이 적용되는데 경선 초기부터 윤 전 총장 측이 일반여론조사에서 역선택 가능성이 있다고 이의를 제기하며 문항 논란이 불거졌다. 선관위가 이날 확정한 절충안은 사실상 4지 선다형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일대일 가상대결'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 전례가 없을뿐더러 당원과 여론조사 득표를 합산하는 과정에서도 기술적인 문제를 쉽사리 해결하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선관위의 절충안에 대해 각 캠프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지하는 정당을 초반에 거르지 않는 이상 사실 문항을 어떤 방식으로 물어보든 간에 큰 차이는 없다"고 했고, 홍준표 캠프 관계자도 "4지 선다형으로 물어보는 게 원래 상식에 맞다"고 했다. 원 전 지사 측도 "선관위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했다. 다만 유 전 의원 측은"경쟁력을 묻는 것 자체가 전례도 없고, 당원 투표 문항과 등가성에서 문제도 생긴다. 수용하기 어럽다"고 반대 입장을 보였다.
'여론 바람' 탄 홍준표 vs '당원 표심' 단속 나선 윤석열
여론조사 기관 공정이 이날 발표한 결과(데일리안 의뢰, 지난 22~23일,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가상 양자대결에서 홍 의원은 50.9%를 기록하며 민주당 이 후보(35.3%)를 약 15%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같은 조건의 양자대결에서 윤 전 총장(45.9%)은 이 후보(39.1%)를 이겼지만 격차는 6.8%포인트에 불과했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이 발표한 결과(아시아경제 의뢰, 지난 23~24일,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심위 홈페이지 참조), 가상 양자대결에서 홍 의원(45.1%)은 민주당 이 후보(40.6%)를 약 4%포인트 차이로 이겼다. 그러나 윤 전 총장(40.6%)은 이 후보(43.7%)에게 약 3%포인트 차이로 밀렸다. 양자 모두 오차범위 내인 점을 감안하면 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셈이다.
'전두환 파동'을 기점을 홍 의원이 여론의 바람을 타고 급상승세를 보이자, 윤 전 총장은 당원 표심 단속에 나섰다. 전‧현직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합류해 '매머드 캠프'로 불리는 윤 전 총장 캠프는 지난 24일 김태호·박진 의원 등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데 이어 이날은 PK(부산‧경남) 지역 현역 의원들을 대거 수혈했다. 윤 전 총장 캠프는 이채익, 박성민, 정동만, 황보승희 등 7명의 현역 의원과 홍일표 전 의원 등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오는 27일에는 2차 컷오프에서 탈락한 하태경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기자회견을 연다고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저녁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 주요 인사들과 상견례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동안 바쁜 일정으로 서로 인사하는 시간을 갖지 못해 모임을 추진했다고 캠프는 설명했지만, 최근 홍 의원의 상승 추세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내부 단속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수도권 한 당협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초반부터 조직을 크게 불렸던 윤 전 총장 쪽이 당원표심에선 현재 유리한 건 맞다"면서도 "'전두환 파동' 이후 당원들이 동요하는 조짐이 일면서 홍 의원이 상승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당내 한 관계자는 "1,2차 컷오프에서 윤 전 총장을 선택했던 당원들이 본경선에서 마음을 바꿀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면서도 "막판까지 어떤 돌발 변수가 나올지 몰라 이번 경선은 그야말로 초박빙"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