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심상치 않은 물가 적극적인 관리 필요하다

윤창원 기자

물가가 심상치 않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지난 4월부터 6개월 연속 2% 상승률을 기록하며 고공행진중이다.
 
주요 요인은 외부에 있다. 9월의 수입 물가는 2.4%올라 7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 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행이 예측한 올해 2%대 상승률은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은 기름 값이다.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82달러를 넘었고, 두바이산 원유도 80달러를 넘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까지 오르면서 체감 유가는 백 달러 선에 육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유소의 휘발유 값은 리터 당 1700원이 넘었다. 7년만의 최고 기록이다. 유가 상승은 가뜩이나 코로나로 힘든 서민경제에 주름을 더하고 있고, 각종 공공요금까지 들썩이게 만드는 등 경제 불안요소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

여기에 식료품값까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생활필수품 38개 품목의 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9개 품목이 올랐고, 상승률은 6.3%다. 달걀 값 상승률은 무려 70%에 이르고 두부, 햄 등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식품 가격 상승은 식당 음식 값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면서 코로나로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 심리를 더 움츠리게 만들고 있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각종 수요가 갑자기 증가하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생산 차질 등으로 빚어진 인플레이션 우려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브렉시트의 영향이라고는 하지만, 주요소에 기름이 떨어질 정도로 물류대란이 빚어졌다. 반도체 수급불안 역시 삼성과 애플 같은 대형IT 기업은 물론 자동차회사 등 전 산업분야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전 세계 2차 산업의 생산기지라고 할 수 있는 중국에서는 원자재 수급 불안에 전력난까지 더해지면서 생산차질까지 빚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중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무려 10.7%나 올랐다.
 
불안한 외부요인으로 발생한 경제위기상황에 대한 해법이 마땅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미중 패권경쟁에서 보듯 경제와 안보가 하나로 연계되는 국제정세를 고려한다면, 경제위기 극복은 단순히 정부와 기업이 노력을 기울인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라는 미증유의 사태까지 겹쳐진 지금의 위기 상황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은 필요해 보인다.
 
그런 점에서 18일 열린 경제안보전략회의는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비록 대통령이 아닌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첫 번째 회의였지만, 경제와 안보가 이제는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관점을 갖게 된 것은 앞으로 발생할 불안 요소에 좀 더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공공요금 인상 억제와 유류세의 한시적 인하 같은 정부권한으로 할 수 있는 내수 진작 조치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유류세 인하는 이미 지난 2008년과 2019년에서도 시행한 바 있다. 코로나 상황으로 정부의 재정부담이 크게 늘었지만, 가용 할 수 있는 재정을 모두 동원해서라도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소비가 회복되고 물가가 안정돼야 세수도 확보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