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꼭 확보해야 하는 부지로 알려져, 정 의원이 산단 조성을 추진해 시세차익을 챙기려 한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
쓸모 없는 땅을 공시지가 3배에 매입…수상한 거래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정 의원이) 지곡저수지 입구 땅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매입하라고 했다"며 "1억원을 주며 땅을 매입하라고 해 직접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정 의원이 왜 쓸모가 없는 저수지 입구 땅을 사오라 했는지 이유를 몰랐다"고 덧붙였다.
A씨는 정 의원의 형, 지인 등에게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땅을 헐값에 넘긴 개발업체와 정 의원과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한 인물이다.
A씨는 정 의원의 주문대로 한 달 뒤 정 의원이 지목한 지곡저수지 인근 땅 144㎡를 매입했다. 하지만 매입자 명의는 정 의원이 아닌 B씨였다.
B씨는 정 의원의 운전기사로 알려진 C씨의 부인으로, C씨는 정 의원이 시장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치를 때마다 캠프내 회계담당자로 일한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특히 B씨는 이번 경찰 수사에서 정 의원의 차명 소유 의혹을 사고 있는 기흥구 보라동 부동산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정 의원이 공직자 재산공개를 피하기 위해 믿을만한 C씨의 부인 명의로 보라동과 지곡동 토지를 각각 차명 매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매입 직전 산단 조성 발표…알고 보니 알짜베기
용인시와 경기도, 신삼호는 2016년 3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본격적인 사업 착수에 돌입했다.
정 의원이 매입한 땅은 산단을 조성하는 데 있어 필수 시설이라 할 수 있는 배수관로가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단 조성에는 평균 오·폐수 발생량을 예측해 어떻게 처리할지 오·폐수처리계획을 관할 지자체에 제출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배수관로 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발에 꼭 필요한 부지를 사업 발표 직전에 사들이는 방식은 전형적인 '알박기' 수법"이라며 "배수관로가 묻힌 중요한 땅이라고 하면 사업자는 얼마가 됐든 토지주가 원하는 가격에 어떻게든 토지를 매입하려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단 추진 막히자…지곡저수지 농수 기능 없애기도
농어촌정비법에 따르면 농업용 저수지 상류 5km 이내에는 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없다.
사업 추진이 어렵게 되자 용인시는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지곡저수지의 농업생산기반시설 기능을 없애기 위한 행정절차에 착수,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산단 개발의 족쇄를 푼 것이다.
현재 신삼호는 기존 사업 신청을 철회하고, 사업명을 '용인바이오밸리'로 변경해 산단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강유역환경청의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정 의원실 관계자는 "워낙 오래 전 일이고, 현재 정 의원이 구속돼 있는 상황이라 사실 관계를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앞서 정 의원은 시장 재임 당시 용인 기흥구 일대에 주택 건설을 추진 중이던 시행사에 인허가 편의를 제공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로 구속됐다.
그는 대가로 형, 지인, 운전기사의 아내 명의로 보라동 개발 예정지 일부를 시세보다 저렴하게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