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앤파트너스, 투자업계 라이징 스타였다…이성문 대표도 유치 위해 뛰어"
1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킨앤파트너스를 남욱 변호사에게 소개해준 조모씨는 킨앤파트너스의 전 부사장 A씨 지인을 통해 킨앤파트너스를 알게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연호 전 부산저축은행그룹 회장의 인척인 조씨는 2015년 4월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당시 불법적으로 저축은행 대출을 알선한 전력으로 검찰에 구속된 바 있다.
조씨는 2014년 제주도의 한 벤처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킨앤파트너스도 제주도에 '플레이스' 호텔을 짓기 위한 부지 등을 찾고 있었다고 한다. 킨앤파트너스 측에서 부동산 사업 등을 잘 알고 있는 조씨에게 자문을 구했고 이때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 조씨는 남 변호사가 화천대유의 초기 자금을 댈 투자처를 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킨앤파트너스를 소개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는 "킨앤파트너스 자체가 당시 화장품, 부동산, 벤처회사 등 다양한 투자를 진행했고 홈런도 꽤 많이 친 것으로 안다. 2014년 하반기 투자업계 '라이징 스타'였다"며 "부사장 A씨가 마당발 중 마당발이었다. 못 다루는 업종이 없는 천재라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밝혔다.
다만 조씨가 SK 최기원 이사장이 킨앤파트너스의 투자자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업계 관례상 투자자 정보는 비밀 엄수가 생명이기 때문이다.
최 이사장은 2015년 킨앤파트너스에 10%의 금리로 400억 원을 빌려줬다. 킨앤파트너스는 최 이사장에게 차입한 돈으로 화천대유에게 빌려준 돈을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킨앤파트너스에 최 이사장이 돈을 댄다는 건 다들 몰랐다. 투자 업계에서는 내 투자 비히클(vehicle)에 누가 투자했는지 절대 밝히지 않는 게 관례다. 만약 투자자를 밝히면 그 투자자에게 다른 비히클이 투자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표가 SK 행복나눔재단 출신이라는 이야기는 알고 있었다"며 "박 전 대표가 재단 출신이라 인맥이 넓어 자금을 잘 소싱(sourcing)하고 공격적으로 투자가 가능하다는 소문은 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남 변호사가 박 전 대표를 만나 화천대유 투자를 제안했다. 사업 수익성 등을 묻는 박 전 대표 측에 남 변호사가 "대장동과 서판교가 터널 하나만 뚫리면 인프라가 하나로 묶인다. 서판교의 도시개발시설 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남 변호사는 킨앤파트너스의 투자를 끝까지 마무리 짓지 못했다. 그 역시 2015년 대장동 비리 수사에 연루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됐기 때문이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6호 조현성 변호사를 불러 킨앤파트너스 투자를 마무리한다. 조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남 변호사가 구속되면서 그 업무(투자 유치 업무)를 다른 사람이 할 수밖에 없었다"며 "중간에 이야기를 해야 하는 부분들도 있었고 일을 좀 마무리 지었어야 했는데 그 업무를 제가 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현성 변호사 외에도 사업에 대한 부분은 킨앤파트너스 담당 실무자들한테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가 직접 설명을 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조 변호사는 초기자금을 유치한 공로로 천화동인 6호를 소유하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천화동인 6호는 대장동 프로젝트에서 배당금 282억을 받았다.
"A1·A2 블록 수익금만 800억 이상…킨앤 자금은 최기원 이사장이 댔다"
킨앤파트너스는 이렇게 결정한 화천대유 투자를 통해 최소 8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남 변호사의 제안을 받은 이후인 2015년 5월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에 291억원(연 이자율 6.9%~13.2%)을 빌려주는 계약을 한다. 2017년 차입금은 장·단기를 합쳐 457억원(연 이자율 13.2~25%)으로 증가했다.
그런데 2018년 화천대유는 킨앤파트너스에게 빌린 차입금을 일부 갚고 나머지 351억 원의 성격을 '대여금'에서 '프로젝트 투자금'으로 변경한다.
'대여금'이라면 원금과 이자만 받으면 된다. 하지만 돈의 성격이 '투자금'으로 바뀌었다는 건 해당 사업의 수익률에 비례한 돈을 지급받겠다는 의미다. 실제로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가 직접 분양 사업을 맡은 5개 필지 중 일부인 A1·A2블록의 투자수익금 전액을 받기로 약정했다.
이에 대해 킨앤파트너스 관계자는 "당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 신분이고 법적 지위는 보장되기 전이라 일단 금전소비대차계약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형태만 대여금이었고, 처음부터 투자목적으로 돈을 투입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킨앤파트너스는 화천대유에 제공한 자금 상당 부분은 최 이사장에게서 빌려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이사장은 킨앤파트너스에 2015년 400억 원(연 이자율 10%)을 빌려준다. 2017년에는 226억 원을 추가로 내줬다. 담보는 남 변호사 소유인 천화동인 4호의 특정금전신탁이었다.
다만 최 이사장 측은 "킨앤파트너스와의 금전소비대차 계약 당시 박 대표가 화천대유라는 투자 건을 담보로 제시해서, 채권자로서 인지는 하고 있었으나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며 "킨앤파트너스에 돈을 빌려줬지만, 원금은 물론 약정 이자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