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의 독주로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선 컨벤션 효과에 대한 당내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저조했던 2차와 달리 높아진 3차 슈퍼위크 투표율
서울과 3차 일반당원·국민선거인단 1차 온라인 투표일인 6일 오후 18시 기준 투표율은 서울 권리당원 36.19%, 3차 선거인단 59.21%로 나타났다.서울의 경우 하루 먼저 시작된 경기를 비롯해 다른 수도권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선거인단 투표율은 지난 2차 선거인단의 동시간대 투표율 36.09%보다 무려 23.12%p나 높게 나타났다.
이는 최종 70.36%의 투표율을 기록했던 1차 선거인단 1일차의 51.19%보다도 8.02%p 높은 수치다.
당내 일각에서는 80%대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다만 3차 선거인단의 규모가 30만 5779명으로, 1차 64만 1922명, 2차 49만 6339명에 비해 크게 작아 이러한 투표율 상승이 전체 경선 결과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재명측 "1등에 힘 실어주기" vs 이낙연측 "불안에 따른 변화"
이같은 투표율 상승세에 과반 선두주자인 이재명 지사 측과 이를 추격 중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은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지사 측은 투표율 상승이 사실상 과반 승리가 확정적인 이 지사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민주당원과 여권 지지층이 투표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 최대 이슈로 부상한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이른바 화천대유 사태를 둘러싸고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에서 이 지사를 집중 공격하자, 이에 맞대응하기 위해 이 지사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재명 캠프가 화천대유 사태 대응 TF를 만들고 적극 대응에 나선 것도 여권 지지층의 투표 독려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 전 대표 측은 이번 투표율 상승이 단순히 선두주자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현상만으로는 일어날 수 없는 급격한 수준이라며 변화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구속 등으로 인해 이 지사로는 정권재창출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지지층 내에 빠르게 확산됐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이 이 지사에게 있다는 응답이 절반에 달하는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된 점을 들었다.
그간 이번 사태에 대해 강경 일변도이던 이 지사가 유 전 본부장의 구속에 대해서만은 사과에 나선 것도 이런 기류에 대한 반응이라고 분석했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3차 선거인단 첫날 투표율이 2차 선거인단 최종 투표율을 넘겼다는 것은 이재명 과반 일변도에 실망했던 지지층이 화천대유를 계기로 '투표장에 나설 수밖에 없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신 것"이라며 "3차 슈퍼위크에서는 기존과는 다른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산 복잡해진 민주당 "높아진 투표율에 감사"
투표율 급등에 민주당의 계산도 복잡해지고 있다.높아진 투표율이 이 지사에 대한 지원 사격이어서 이 지사의 독주로 마감된다면 안정적으로 당 후보를 선출할 수 있게 되지만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를 통한 지지율 상승 효과)는 상대적으로 덜 누리게 될 수 있다.
반면 이 전 대표에 표가 몰려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된다면 경선에 역동성은 생기겠지만, 단순히 후보 간 정책이나 미래비전 경쟁이 아닌 이 지사의 비리 의혹을 둘러싼 두 후보 간 비방전이 거세질 가능성이 높아져 내상 치유가 어려워질 수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투표율이나 컨벤션효과 등에 대해 섣부른 판단을 내릴 경우 자칫 불필요한 분란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전보다 많은 분들이 민주당 경선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주신다는 점에 대해서는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