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두 명의 질의가 걸렸다. 한중간 현안이나 주중 한국대사관에 대한 건전한 정책 질문이라고 하기에는 현안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정쟁으로 몰아가려는 것을 넘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관계를 오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들었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질의한 A 의원. 중국에서 백신 접종하고 한국에 오는 사람들은 격리 면제를 해주고 있는데 한국에서 백신 맞고 중국 갈 때는 격리 면제가 안 되는 점을 지적했다. 해외에서 백신을 접종하고 귀국하는 교민들에게 격리를 면제해 주는 정책을 처음 실시하던 지난 7월에 한창 논란이 됐던 내용이다.
우리는 해주는데 왜 중국은 안 해주냐는 식으로 일부 언론에서도 비슷한 제목으로 기사가 여러 번 나갔다. 중국 입장도 이미 알려졌다. 한국에만 그런 게 아니고 모든 국가에 똑같이 적용되고 심지어 자기네 외교장관도 해외 갔다 오면 격리를 한다. 이런데도 상호주의 운운에 더해 한국과 중국이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인데 우리 교민들만 격리하는 것은 문제라고 다그치는 것은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생각을 주기해 충분했다.
다음은 B의원. 문재인 정부가 정권 말기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답방과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사활을 거는 것은 국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내년 3월 대선을 위한 쇼가 목적이라는 시각이 많다며 시 주석의 답방이 그렇게 어렵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속시원한 질문이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장하성 대사가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국무위원 가운데 해외를 방문하는 사람이 양체츠 외교담당 정치국 국원과 왕이 외교부장 밖에 없다고 하자 "왕이가 오면 괜찮고 시진핑이 오면 코로나가 걱정된다는 얘기냐"고 쏘아 붙였다.
아무리 다른 나라지만 국가원수와 장관을 같은 반열에서 비교하는 것은 외교 관례에 어긋난다. 국회의원과 보좌관을 동급으로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할까. 그리고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가 중국에 퍼지기 직전인 지난해 1월 미얀마를 방문한 이후 해외에 한 번도 나가지 않았고 해외에 다니는 사람은 양체츠와 왕이 뿐이다. 이런 부분은 그러려니 인정해 줘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대중굴종외교를 폈다고 보는 지는 각자가 판단한 문제지만 박근혜 정부 때는 잘했는데 문재인 정부는 왜 못하냐는 얘기는 정말로 후안무치의 극치다. 아니라고 아니라고 끝까지 부인하다가 국민적 의견수렴도 없이 덜커덕 사드 배치를 결정해 한중관계 파탄의 단초를 제공한 정부가 어느 정부인지는 누구나 다 안다.
A의원은 한때 야당에서 국제통으로 꼽혔던 분이고 B의원은 누구나 선호하는 총영사 자리를 8개월 만에 사퇴하고 총선에 출마했던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