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한 해 1천억 원이 넘는 세금이 투입되는 준공영제 시행에도 파업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 등 남은 과제가 만만치 않다.
버스조합과 노조는 △비근무자 유급휴일수당 종전 4일에서 4일 추가, 연간 8일 지급 △정년 60세에서 61세 연장 △서비스개선 지원금 1인당 20만 원(1회) 지원 등에 합의하고 파업 종료를 선언했다.
하지만 이번 파업은 현행 준공영제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개선책 마련이라는 숙제도 남겼다.
현행 준공영제는 묘한(?) 구조로 구성된다. 예산은 대전시가 지원하지만 협상 주체는 버스 운송업체들로 구성된 버스조합과 노조다.
대전시는 한 해 1천억 원이 넘는 막대한 재원을 지원하지만 협상 과정에서는 들러리일 수밖에 없다.
반면 운송업체들은 금액과 상관없이 모든 적자와 수익까지 대전시로부터 보전을 받다보니, 임단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합의 주체가 불분명하다보니 그만큼 협상도 허술하고 정치적인 입김에 휘둘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파업이 공공성 확보와 시민 편의 도모라는 준공영제 취지에 벗어난다는 지적도 있다. 준공영제가 노동자들의 파업 등의 행위를 제한해서는 안 될 일이지만, 이용자 편의 등 공공성을 훼손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실제 한 20대 시민은 "파업이 정당한 수단이기는 하지만, 공공자금이 투입됐다면 국민 편의 등 공공성도 고려해야 했다고 본다"며 "계약이 성사되지 못했다는 이유로 공공성을 담보로 파업을 하기보다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한선희 대전시 교통국장은 이 날 파업 관련 기자 브리핑에서 "준공영제에 대해 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점은 과감히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출범하는 교통공사와의 협의를 통해 완전공영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