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의료원은 코로나19 토착화 전망에 따른 의료대응 전략 수립의 근거를 마련하고 공공보건의료 서비스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추적하기 위한 국민 인식조사를 실시해 27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9.6%가 코로나19의 종식은 불가능하고 독감처럼 계속 백신을 맞고 관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방역전략의 단계적 전환에 있어 핵심적인 재택치료를 해야 한다는 응답이 73.3%, 고위험군 중심의 방역과 의료대응은 62.6%, 등교교육 필요성은 60.6%로 나왔다. 이 비중은 실제 코로나19 확진을 경험한 그룹에서 더욱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방역단계 완화에 대한 동의 비율은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42.5%로 나타나 단순하고 과격한 전환이 아닌 과학적 근거에 따른 충분한 사전조치와 준비의 선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의료원 측은 분석했다.
의료원 측은 "코로나19 유행이 이미 2년 가까운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코로나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사회 전 부문에 만연해 있고 국민들에게 신종감염병은 지속적인 사회적 부담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시에 국민들은 '코로나19는 백신을 맞으면 어느 정도 이겨낼 수 있는 또 다른 독감이다'라는 문항에 과반수인 54.2%가 동의를 표시해 불안한 동거를 위한 적극적인 해법 또한 모색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직업별로는 농·임·어업과 자영업, 그리고 학생 군이 가진 경제적 피해에 대한 우려 정도가 일반작업·사무기술·가정주부 등 타 직업군에 비해 크게 높았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을 직접 경험한 29명 응답자의 경우, 건강상 우려나경제적 피해보다 이웃 동료 등에게 알려진 데 따른 사회적 낙인, 고립에 따른 피해 호소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이에 대해 의료원 측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더해 육체적·정신적으로 고립된 치료 과정, 가족과 지인에 대한 추적조사와 격리조치 등 확진과 치료과정에서 직접 경험한 심리적 충격과 부담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2년째 장기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정신적 불안과 우울의 경험 여부에 대해서 전 국민 3명 중 2명이 '경험있다'(67.1%)고 응답했다. 성별로는 여성의 경험 비율(74.8%)이 남성(59.7%)보다 크게 높은 것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과 불안의 이유에 대한 설문에서는 감염확산이나 신체적 활동 제한보다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막연함'(42.8%)으로부터 오는 정신적 고통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응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국가적 위상 변화 정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들은 부정적 평가(21.9%)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긍정적으로 변화했다'(53.3%)고 응답했다.
특히 백신관련 정책평가에서 백신확보에는 '잘 못하고 있다'에 46%가 응답해 부정적인 입장이 많았지만 접종사업에서는 '잘하고 있다'고 38.9%가 응답했다. 환자치료에는 65.9%가 긍정적인 입장을 밝혀 의료대응에서는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줬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 의뢰해 전국 1550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8월18일부터 23일까지 6일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