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서울 강서구 ASS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20대 대선 예비후보 2차 방송토론에서는 서로의 공약이 토론 테이블에 올랐는데, 가장 뜨거운 감자는 윤 전 총장의 공약 표절 논란이었다.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에게 "(부동산) 공약을 보면 정세균, 이낙연, 송영길 또 우리 유승민 후보 공약까지 짬뽕을 했다"며 "안보 분야에서 국익우선주의라고 이야기한 것도 제가 한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또 홍 의원은 "자기 생각으로 하는 공약이 아니고 참모들이 만들어준 공약을 그대로 발표하니 문제가 커진다"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부동산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이 아이디어를 낸 것"이라거나 "국익우선이라는 말도 특허가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전 총장은 "정치선언을 전부터 자영업자, 소상공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전문가들과 연구를 많이했다"면서 "원 전 지사의 정책에도 참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지만 원 전 지사로부터 '카피 닌자'라는 비아냥까지 들어야 했다. 애니메이션 '나루토'에서 상대의 능력을 복사해 쓸 수 있는 캐릭터에 윤 전 총장을 빗댄 것이다. 원 전 지사는 "말과 아이디어만 내놓게 되면 결국 현실에 부딪혔을 때 그 힘이 안 나오고 깊이가 안 나온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최근 윤 전 총장이 발표한 '군필자 주택청약시 가산부여' 공약에 대해 "제 공약과 청약 가점 5점 등 숫자까지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캠프 전문가 그룹이 제대한 청년들을 인터뷰한 결과라며 베낀 적 없다고 강조했고, 유 전 의원이 인터뷰 자료를 요구하자 제공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공약 표절' 논란 공세가 계속되자 윤 전 총장은 "참고로 제가 낸 공약을 갖다 쓰시고 싶은 분 얼마든지 써달라. 여기에는 특허권이 없다"며 매듭지으려 했지만, 유 전 의원은 "갖다 쓰고 싶은 생각 없다. 미국 선거에서 공약 표절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날 윤 전 총장도 자신에게 주어진 질문 시간을 활용해 경쟁 후보들의 핵심 공약을 따져 물었다. 특히 지난 토론에서 지적 받았던 '부자 몸조심' 태도를 의식한 듯 양강 구도를 형성한 경쟁자인 홍 의원과 적극적으로 토론을 시도하기도 했다. 다만 곧바로 역공을 당하는 등 성공적이진 않았다.
윤 전 총장은 홍 의원이 '미국 대통령에게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방식의 핵공유를 요구하고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자체 핵무장 카드를 고려할 수 있다'고 외신과 인터뷰한 내용을 두고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해 비핵화 외교 협상은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독일의 (헬무트) 슈미트 수상도 (냉전 시기) 그런 방식으로 핵 균형을 이뤘다"고 반박했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 활동한 이도훈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윤 전 총장 캠프에 합류한 점을 들어 "윤 전 총장의 대북 정책은 문재인 정부 2기"라고 꼬집기도 했다.
2위인 홍 의원은 수사권 조정 공약이 '조국수홍(조국수호+홍준표)' 프레임과 얽히며 견제를 받았다. 하태경 의원은 "검찰수사권 폐지를 하고, 보완수사를 하게 하자는 홍 의원 공약이 조국의 검수완박이랑 똑같다"며 "조국을 지지하는 사람들한테 잘 보이려고 하는 건가"라고 했다. 홍 의원은 "자꾸 조국 프레임에 가두려고 하는 데 조국을 가장 경멸하는 사람중에 하나가 저"라며 "사내 새끼도 아니라는 막말까지 한 사람"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홍 후보의 강성노조를 긴급재정명령권으로 제압하겠다는 공약도 초법적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국민의 지지를 얻기 위해 법의 범위를 넘는 말씀을 하시는 것이 이재명 경기지사와 닮았다"고 했고, 홍 후보는 "거긴 포퓰리스트고 저는 그런 공약은 안 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