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과 판박이 미얀마인들의 추석 맞이…"한국 명절 분위기 부러워"

미얀마 유학생 샤샤씨 "어머니 동생 걱정에 밤잠 못 이뤄"
1인 시위까지 나선 묘네자씨 "41년 광주처럼 미얀마도 민주화가 이뤄지길"

미얀마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발언에 나선 샤샤. 본인 제공
추석을 앞두고 광주지역 미얀마인들은 고국 생각이 더 간절하다.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학살됐고 여전히 탄압에 시달리고 있다.

2년 전 미얀마에서 광주로 유학 온 샤샤(21)씨는 올해 한국의 명절 분위기가 부럽기만 하다.
 
한국은 가족과 여유 있게 보내는 추석연휴지만 고국 미얀마는 올해 초 발생한 군부 쿠데타로 연일 상황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얀마 군부는 지난 4월 최대 명절인 '띤잔' 연휴 기간 수십 명의 시민을 학살하는 등 미얀마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상황이 판박이다.
 
이에 샤샤씨는 미얀마에 남겨진 어머니와 동생을 생각하면 밤잠을 설치기 일쑤다.
 
샤샤씨는 "미얀마에 있는 어머니와 동생이 고생하고 있다"며 "어머니는 집에만 머물고 동생은 최근까지도 친구들이랑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에 사는 다른 미얀마인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묘네자씨. 본인 제공
지난 2006년 취업을 위해 한국으로 건너온 묘네자(39)씨.
 
묘네자씨는 한국인과 결혼해 광주에 정착했지만, 여전히 고국 생각이 간절하다.
 
지난 2월 초쯤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한 묘네자씨는 광주 유스퀘어 광장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광주에 거주하는 미얀마인들도 하나 둘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에 묘네자씨는 호남에 사는 미얀마인 300여 명과 광주미얀마네트워크를 구성해 광주 시민사회단체들과 주말마다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고 민주 정부 구성을 위한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는 지난 5월까지 매주 일요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진행됐다. 6월부터는 촛불시위로 전환해 매주 토요일 저녁 7시부터 밤 9시까지 시위를 펼쳤다. 현재는 코로나19 여파로 시위를 중단한 상태다.
 
묘네자씨는 "한국은 명절이지만 고국에서 힘들어하고 있을 가족과 친구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41년 전 광주도 5·18민주화운동을 통해 민주화를 이룬 만큼 미얀마에서도 더는 희생이 나지 않고 빨리 민주화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 광주시민들이 그랬듯이 미얀마인들도 투쟁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에서도 미얀마에 대한 관심을 보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미얀마인들은 민주화 투쟁에 대한 군부의 잔혹한 탄압이 자행되는 고국 땅에서 기쁜 소식이 들려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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