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는 뭐니 뭐니 해도 한국 영화라는 관객들은 물론 마블과 블록버스터 영화 팬들을 위한 영화부터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일수록 더욱더 생각나는 공포 영화, 사랑과 현실에 관한 철학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두 편의 영화 그리고 우리가 몰랐던 유명인의 표면적 삶 뒤에 숨겨진 진짜 인생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영화까지 모두 9편의 작품을 골라봤다.
추석에는 한국 영화…'기적'(15일 개봉) '보이스'(15일 개봉)
추석 연휴에 걸맞게 따뜻한 감동을 전할 '기적'(감독 이장훈)은 오갈 수 있는 길은 기찻길밖에 없지만, 정자가 기차역은 없는 마을에 간이역 하나 생기는 게 유일한 인생 목표인 준경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박정민 이성민 임윤아 이수경 등이 출연한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만큼 카세트테이프부터 빨간 우체통, 지도책, 폴라로이드 사진기까지 당대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 소품들로 빼곡히 채워진 영화 속 공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뿐만 아니라 기차역을 통해 세상과 연결된 준경과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는 그 시절 특유의 소박하면서도 따스한 분위기로 관객들의 마음에 울림을 전한다.
대한민국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지만, 누구도 그 실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보이스 피싱을 리얼하게 파헤치며 소름 끼치는 보이스 피싱 범죄의 실체를 담아냈다. 여기에 한서준 역을 맡은 변요한이 몸을 아끼지 않는 노력으로 완성한 맨몸 액션을 비롯해 김무열, 김희원, 박명훈, 이주영 등 배우들의 열연이 강렬한 케미스트리를 완성했다.
마블 팬들 모여라…'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1일 개봉)
블록버스터만큼 대형 스크린을 통해 만족감을 주는 영화도 없다. 마블의 새로운 시대를 열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감독 데스틴 다니엘 크리튼)은 마블의 강력한 전설 '텐 링즈'의 힘으로 어둠의 세계를 지배해 온 아버지 웬우와 암살자의 길을 거부하고 자신의 진정한 힘을 깨달은 초인적 히어로 샹치의 피할 수 없는 운명적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넷플릭스 '김씨네 편의점'으로도 잘 알려진 시무 리우가 샹치 역을 맡으며 배우 양조위, 양자경을 비롯해 아콰피나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또한 기존 마블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익스트림 액션과 현대와 고대 신화의 세계를 넘나드는 비주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무시무시한 게 좋아…'말리그넌트'(15일 개봉) '캔디맨'(22일 개봉)
'말리그넌트'(감독 제임스 완)는 폭력 남편의 죽음 이후, 연쇄 살인 현장에 초대된 매디슨 앞에 어릴 적 상상 속의 친구 가브리엘이 진짜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을 다루는 브레인 엔터테이닝 무비다.
빌런의 정체 때문에 제작 단계부터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던 '말리그넌트'는 심리 스릴러부터 이탈리아 지알로 공포와 공상 과학까지 여러 장르가 혼합되어 있는 장르-벤더 영화로, 관객들이 직접 '살인마의 눈'으로 사건의 전말을 추리해가는 색다른 묘미를 전한다.
또 다른 공포 영화 '캔디맨'은 조던 필 유니버스와 니아 다코스타 감독의 세련된 연출이 만나 신선한 미스터리 공포의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개봉과 동시에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며, "조던 필이 또 한 번 우리를 열광시켰다"(로저에버트닷컴) "조던 필의 매력이 가득하다"(워싱턴 포스트) 등의 호평은 물론 '겟 아웃' '어스'의 맥을 이어 장르적 재미와 사회적 메시지를 모두 성공적으로 담았다는 찬사도 이어지고 있다.
사랑이냐 현실이냐…'아임 유어 맨'(16일 개봉) '어시스턴트'(16일 개봉)
사랑과 현실에 관한 외화 두 편도 추석 연휴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아임 유어 맨'(감독 마리아 슈라더)은 사랑에 무관심한 알마가 그녀의 완벽한 파트너로 설계된 휴머노이드 로봇 톰과의 3주간의 동거라는 특별한 연구에 참여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린 알고리즘 로맨스다.
제71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최고 연기상 수상 및 황금곰상 노미네이트는 물론 토론토국제영화제와 독일영화상 등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파니 핑크'의 주연이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그리고 베를린에서'의 감독으로 에미상을 받은 마리아 슈라더가 각본가 겸 감독으로 국내 팬들을 찾았다.
사회 초년생 제인의 오피스 일상을 잔잔하게 관찰하면서 고단한 현실을 섬세하게 표현해 날카로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로, 제36회 선댄스 영화제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영화제 5개 부문 수상, 23개 부문 후보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제인 역의 배우 줄리안 가너가 차오르는 감정을 절제하면서도 보는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는 호연을 펼쳤다.
그 사람이 궁금하다면…'토베 얀손'(16일 개봉) '로빈의 소원'(23일 개봉)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들이지만, 그들의 표면적인 삶 뒤에 가려진 진짜 '인생'이 궁금하다면 '토베 얀손'과 '로빈의 소원'을 추천한다.
글로벌 캐릭터 '무민'을 만든 예술가 토베 얀손의 생명력 넘치는 삶을 그린 '토베 얀손'(감독 자이다 베리로트)은 유명한 조각가인 아버지의 만류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예술을 펼치던 토베가 강렬한 사랑에 빠진 후 겪게 되는 일을 담은 영화다.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토베를 표현하기 위해 생동감과 생기를 갖고 있는 배우 알마 포위스티를 캐스팅했고, 토베의 일대기에 대해서는 그의 조카이자 현재 '무민 캐릭터스' 대표를 맡고 있는 소피아 얀손의 자문을 받았다. 여기에 토베 얀손의 독특한 화풍이 깃든 그림과 영화 속 주요 공간으로 등장하는 토베의 작업실까지 완벽하게 구현했다.
'로빈의 소원'은 전 세계인들이 사랑한 배우 로빈 윌리엄스가 2014년 8월11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죽음을 둘러싼 루머와 그 숨은 진실들이 주변인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새롭게 밝혀지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자신을 뛰어넘어야 해요. 그런 게 인생이니까요"라는 생전의 인터뷰를 통해 로빈 윌리엄스가 포기하지 않는 노력하는 삶을 살았고, 그가 진정 이 시대의 희망과 위로의 아이콘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