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13일 고발 사주 의혹의 수사를 촉구하며 대검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피고소인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배우자 김건희씨 △손준성 검사 △한동훈 검사장 △국민의힘 김웅·정점식 의원 △성명불상자 등 7명이다.
고소 혐의로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선거방해·공무상비밀누설·직권남용·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5가지를 적시했다. 선거범죄 이외 혐의는 검찰의 직접수사가 불가능하지만, 최 의원은 "검찰에게 명예 회복의 기회를 주고 싶어 대검을 찾았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문제가 되고 있는 고발장에 '피고발인'으로 적혀있는 직접 당사자다. 앞서 인터넷매체 뉴스버스는 손 검사가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지난해 4월, 최 대표 등 범여권 인사들을 피고발인으로 기재한 고발장을 김웅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최 대표와 함께 피고발인으로 적힌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도 이날 고소장에 이름을 올렸다. 황 최고위원은 "이번 사건은 검찰이 총선에 개입하려 한 정치 공작"이라며 "문제가 심각한 만큼 검찰이 선거범죄로 다뤄달라"고 말했다.
현재 윤 전 총장 측은 제보자 조씨와 박지원 국정원장이 지난달 11일 만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두 사람이 고발 사주 의혹의 언론 제보를 사전에 공모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여기에는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라는 시각이 깔려있다.
윤 전 총장 측은 "박 원장과 조씨가 윤 전 총장이 대통령에 당선되지 못하게 하기로 공모하고, 지난 2일 뉴스버스에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 측은 박 원장도 국정원법·공직선거법·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도 이날 국민의힘 김웅·정점식 의원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정 의원은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보냈다고 지목된 고발장의 내용을 당에 전달해 실제 검찰 고발로 이어지게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사세행은 지난 6일에도 윤 전 총장과 손 검사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이후 공수처는 두 사람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지난 10일 김웅 의원 국회 사무실 압수수색에 실패한 공수처는 사흘만인 이날 다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한편 김 의원은 공수처의 압수수색이 위법해 영장 집행을 취소해 달라는 준항고를 법원에 신청했다. 공수처가 김 의원과 변호사 입회 없이 영장을 집행했고, 압수물 대상에 적시되지 않은 서류를 조사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