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에서 진행된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 '갤럭시Z플립3'는 3분 만에 준비한 물량 3천 대가 모두 팔렸다. 시청자는 914만 명에 달했다. 하루 전에 열린 플립3 톰브라운 에디션 언박싱 방송의 시청자는 무려 1950만 명이었다.
또한 중국에서 이달 1일부터 시작된 갤럭시Z폴드3와 갤럭시Z플립3의 사전예약 구매 대기자는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오는 10일 정식 출시 예정이어서 예약 대기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팔린 5G 스마트폰의 절반을 차지한 중국은 단일 규모로는 가장 큰 스마트폰 시장이다. 애국주의 구매 성향 탓에 삼성전자는 화웨이와 샤오미 등에 밀려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글로벌 시장 1위인 삼성이 유독 중국에서만 힘을 쓰지 못해 오죽하면 '삼성 폰의 무덤'으로까지 불린다.
삼성전자는 2013년까지만 해도 갤럭시의 프리미엄 이미지 덕분에 중국 시장에서 20%대의 점유율을 보이는 1위 사업자였다. 후발 주자인 중국 업체의 등장으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하락 추세로 접어들었고, 2016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과 미중 무역분쟁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면서 하락은 더 가팔라졌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3년 19.7%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2.1%, 2018년 0.8%, 2020년 0.6%로 추락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2018년 선전과 톈진에 이어 2019년 10월 후이저우의 모바일 생산기지를 폐쇄했다. 글로벌 생산 전략의 변화에 따른 것이지만 주요 사업장 철수는 중국인들의 애국 구매 성향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새 폴더블폰인 갤럭시Z 시리즈를 통해 중국 시장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고무적이다. 미국과 유럽의 견제로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 화웨이의 남은 점유율이 10%에 달하는 만큼 이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전혀 새로운 형태의 폼팩터인 '폴더블폰'은 아직 삼성전자만의 전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