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탈레반이 과도 정부 인사를 발표했다.
△1990년대 통치했던 강경파 △20년 동안 미국과 싸운 군인 △미국의 테러리스트에 오른 인물 등 모두 남성으로 구성됐다. 또 샤리아(이슬람 율법)를 통치 이념으로 공식화했다.
7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카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물라 모하마드 하산 아크훈드 임시 총리를 비롯한 과도 정부의 내각을 공개했다.
아크훈드 총리는 오랫동안 탈레반의 강력한 의사결정 기구인 '레흐바리 슈라'를 이끌었다. 그는 탈레반이 20년 전 통치했을 당시 외무부 장관과 부총리를 역임했고 UN(국제기구) 제재 대상이다.
다만 그는 정부 수장으로 거론됐던 압둘 가니 바라다르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탈레반 창시자 물라 오마르가 '형제'라고 부른 바라다르는 아크훈드 총리의 대리인으로 임명됐다. 바라다르는 미군 철수 협상 담당자이자 탈레반의 '얼굴'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핵심 요직을 맡지 않은 것이 놀랍다는 반응이다.
내무부 장관에 이름을 올린 시라주딘 하카니는 미국 정부가 테러리스트 단체로 지정한 '하카니 네트워크' 설립자의 아들이다. 그는 자살폭탄 테러, 알카에다와 관련된 인물로 미국 FBI(연방수사국)의 최고 지명 수배자 중 한 명이다.
오마르의 아들인 물라 모하마드 야쿱은 국방부 장관에 임명됐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모든 직책이 '임시직'이라고 설명했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 하이바툴라 아크훈자다는 지난달 15일 아프간을 점령한 뒤 첫 공식 성명을 통해 "탈레반은 샤리아에 위배되지 않는 모든 국제법과 조약, 책무를 준수할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아프간의 통치와 삶의 문제는 신성한 샤리아에 의해 규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AP는 새로운 지도자들이 경제 붕괴를 피하기 위해 절실하게 필요한 국제적 지지를 얻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머지않아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