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일본 총리의 무덤일까?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올림픽 개최된 해 총리가 퇴진하는 징크스에 4번째로 이름을 올렸다고 7일 도쿄신문이 보도했다.
징크스의 시작은 1964년 도쿄올림픽이다. 이케다 하야토 당시 총리는 폐막식 다음날인 10월 25일 사퇴했다.
이케다 총리는 당시 암에 걸려 올림픽을 병원에서 지켜봤다. 폐막식과 동시에 퇴진을 선언하려고 했지만, 측근들이 만류해 다음날로 바꿨다.
바로 이어 정권을 쥔 사토 에이사쿠 총리는 1972년 2월 삿포로올림픽 이후인 7월 물러났다. 당시 7년 8개월의 장기 집권으로 주변에서도 '너무 길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연초부터 레임덕이 표면화 됐지만, 5월 최대 업적인 오키나와 반환협정을 일단락했다. 사토 총리는 핵을 보유하지도, 만들지도, 들여오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으로 같은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하지만 오키나와 미군기지에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다는 '핵 밀약'이 뒤늦게 밝혀졌다.
1998년 2월 나가노올림픽 이후엔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가 소비세 인상과 참의원 선거 대패를 책임지고 사임했다.
이에 대해 정치평론가인 고바야시 요시야는 "올림픽이 퇴진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가 총리의 퇴직도 올림픽과 무관할까?
개막식 전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잇달아 논란으로 사임하거나 해임됐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올림픽 연기 또는 취소 여론이 높았지만 스가 총리는 이를 무시하고 강행했다. 조직위는 여전히 코로나19 확산과 올림픽 개최 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출범 때까지만 해도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했지만, 올림픽이 끝난 뒤 30%로 추락했다. 2012년 자민당이 재집권한 이후 최저치다.
고마자와대 야마자키 노조미 정치이론 교수는 "올림픽 열기를 지렛대로 지지율을 회복해 선거에 들어갈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기대가 빗나갔다"면서 "올림픽이 끝나도 코로나가 종식하지 않기 때문에 전망이 안이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