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이 대표가 지난 달 초 대선후보 검증단 설치를 제안하며 김진태 전 의원을 단장 후보로 언급하자 친윤(석열)계 의원들 중심으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지난 2019년 7월 윤 전 총장 인사청문회에 야당 측 청문위원으로 참석한 김 전 의원이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 의혹 등을 언급하며 '저격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일부 최고위원들은 검증단을 통한 사전 검증이 오히려 야당 후보의 약점을 드러내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고 본선 경쟁력을 위해 반대 의사를 보였다. 대표적 친윤계로 꼽히는 권성동 의원도 지난달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에도 후보 검증단을 당 대표 직속으로 설치한 적은 없다"며 "자연스럽게 후보 간 검증에 맡겨둬야 한다"고 반대 의견에 힘을 실었다.
불과 한 달 만에 당 지도부에서 대선후보 검증단 설치를 두고 기류가 변한 데는 최근 윤 전 총장 관련 '검찰 고발사주' 의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 측근이 지난 총선 당시 야당 후보였던 김웅 의원을 통해 당에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의혹을 두고, 민주당의 공세는 물론 당내 경쟁자들의 견제 수위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 후보들 간 자유로운 상호 검증이 오히려 야권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수준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날도 당내 대선주자들은 윤 전 총장을 향한 압박 공세를 이어갔다.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윤 전 총장을 위협하고 있는 홍준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청부 고발사건 추이를 보니 자칫하면 당도 말려 들것 같은 느낌도 받았다"며 "관련 당사자들은 공작정치 운운 하시지 말고 겸허하게 대국민 고백을 하고 수습절차로 들어가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한 장성민 전 의원도 "자칫 윤 전 총장의 리스크가 야당 리스크와 정권교체의 리스크로 연결된다는 우려감이 든다"며 "어쩌면 가짜 정의, 가짜 공정의 가면이 벗겨지면서 그 리스크가 점점 현실화 되고 있어서 더 큰 걱정"이라고 윤 전 총장을 겨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