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반나절 만에…김오수 "진상조사" 지시

尹 참모 野에 고발 사주 의혹보도 파장
대검 감찰부에 사실관계 파악 지시
박범계 "적절 조치…감찰 얘기하긴 일러"
법조계 '강경론·신중론' 교차

김오수 검찰총장. 윤창원 기자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대검 참모가 야당 인사에게 범(凡) 여권 인사들을 겨냥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마자 김오수 현(現) 검찰총장이 대검찰청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해당 의혹이 벌써부터 '윤석열 검찰 체제'의 정치개입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만큼 조사과정과 결과를 둘러싼 파장이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김 총장은 2일 오후 대검 감찰부에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오전에 나온 언론 보도를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된지 반나절 만에 이뤄진 신속 조치로, 그만큼 주목도가 높은 사안이라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에서 보도한 이번 의혹은 총선이 임박한 지난해 4월 초 윤 총장의 핵심 참모인 손준성(사법연수원 29기)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 연수원 동기인 당시 김웅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후보(現 국민의힘 국회의원)에게 유시민, 최강욱, 황희석 등 범여권 정치인들과 언론인들을 피고발인 삼은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국회사진취재단
윤 총장 부인 김건희씨 주가조작 연루 의혹 보도와, 이들 정치인이 부당하게 개입한 검언유착 의혹 보도로 윤 총장과 김씨, 한동훈 검사장이 피해를 봤다는 취지의 내용이 고발장에 포함됐으며 일부 증거자료도 첨부됐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다만 해당 고발장에 따른 당 차원의 고발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총장 지시로 진행되는 진상조사는 징계 목적성 감찰의 전(前) 단계로, 사실관계부터 명확하게 따지는 작업이다.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 산하 감찰 3과에서 진행되며 실제로 고발장 전달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경위와 목적은 무엇이었는지에 초점을 두고 손 검사에 대한 직‧간접 조사를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손 검사 본인은 논란이 된 보도 내용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 해명할 내용도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장관. 박종민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같은 날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 총장의 신속 지시와 관련해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사실이라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 관련된 것으로 중대한 사건"이라면서도 "감찰을 얘기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감찰관실에도 사실 확인을 하라고 했지만, 우선 대검이 1차 감찰기관이고 검찰총장의 지시가 있었으니 현재로서는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여권을 중심으로 '윤석열 검찰의 정치공작'이라는 비판이 쇄도하는 가운데, 법조계에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후속 수사를 전망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신중론도 교차한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보도 내용대로 증거자료까지 넘겼다면 경우에 따라 공무상 비밀누설이 될 수 있다. 공무원의 선거 관여를 금지한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검토될 수 있다"고 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검사의 공무상 비밀누설이나 총장 지시 여부와 맞물린 직권남용 수사는 공수처에서 다루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변호사는 "보도 내용상 부적절한 행위는 맞지만, 범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하긴 어렵다"며 "실제로 '사주'라는 게 이뤄졌는지도 불명확하고 오간 내용이 당시 드러나 있는 내용을 종합한 수준인 것인지, 실제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지도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검찰 출신 인사도 "부적절한 처신 논란이 있지만, 어떤 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신중론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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