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부 성향이 뚜렷해 정치 편향성 논란을 빚어온 한동수(55·사법연수원 24기) 대검찰청 감찰부장의 연임이 사실상 굳혀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임 확정시 한 감찰부장은 조국·추미애에 이어 박범계 장관까지 3명의 법무장관 체제에서 내리 자리를 보전하게 된다.
3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는 현재 한 감찰부장의 임기를 한차례 연장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대검 감찰부장의 임기는 2년이지만 연임이 가능하다. 한 감찰부장의 임기는 오는 10월 18일자로 만료된다.
외부 공모를 거치는 대검 감찰부장 자리는 통상 임기가 만료되기 2~3개월 전쯤부터 후임 선발에 들어간다. 한 감찰부장의 경우 이날 기준으로 임기가 50일 남았는데, 법무부가 아직 모집 공고를 내지 않았다는 점도 그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검 내부에서도 한 감찰부장의 연임이 확정됐다고 보는 기류다. 연임을 원치 않으면 검찰총장에게 보고해야 하지만 아직 어떤 보고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감찰부장 스스로도 주변에 감찰부장 자리가 자신과 잘 맞는 옷이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한 감찰부장의 연임에 본인 의사뿐만 아니라 정부·여당의 요구도 작용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카드로 한 감찰부장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한 감찰부장은 검찰 내 대표적인 친정부 성향 인사로 분류된다.
이같은 평가는 한 감찰부장의 그간 행보와 맞물려있다. 여권이 띄우고 추미애·박범계 두 장관이 밀어붙였던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을 둘러싼 모해위증·교사 의혹에서 한 감찰부장은 감찰을 강행하다가 결국 내부 제동으로 가로막혔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서도 한 감찰부장은 법무부의 지시에 따라 감찰을 개시하면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에게는 일방 통보만 해 논란을 샀다. 윤 전 총장의 징계 국면에서는 그를 직접 입건하면서 수사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한동훈 검사장을 독직폭행한 혐의로 최근 1심 유죄가 선고된 정진웅 검사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한 감찰부장은 오히려 가해자인 정 검사의 기소가 적절했는지 조사하면서 9개월 넘도록 뚜렷한 결론을 내지 않은 채 사실상 방패막 역할을 자처했다.
반대로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으로 감찰 민원이 접수된 이규원 검사의 경우 한 감찰부장은 지난해 6월 사건 배당 한달만에 '공람종결'로 끝냈다. 공람종결은 단순 의혹 제기에 불과하고 법적 조치가 마땅치 않다고 판단할 때 내리는 처분이다.
한 감찰부장의 연임이 유력시되면서 검찰 안팎에서는 공정성 우려가 잇따른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그간 한 감찰부장이 보여온 감찰은 선택적 감찰 아니었냐"며 "그의 연임은 법무부가 감찰이란 칼자루를 계속해서 입맛에 맞게 쓰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