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아프가니스탄대사관 김일응 공사참사관은 27일 외교부 출입기자단과 화상 인터뷰에서 "(사진 속 포옹한 아프간 직원은)정무과 직원이었는데, 1년 동안 일 시키고 그랬던 친구였다"며 "특히 얼굴이 상해 보여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를 회상하며 "카타르로 철수할 때는 순간적으로 막막했다. 미국과 협의를 진행한 내용은 이들이 탈출을 위해 카불로 오면 관계대사관이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맥락이었는데, 어떻게 다시 카불로 들어올지가 막막했다"며 "그래서 '한국으로 이송하겠다, 방법도 생각해서 알려줄게' 그렇게 하고 카타르로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제안한 '버스 모델'을 통해 아프간인들이 사전 집결지로 모여서 버스를 타고 카불 공항으로 들어오게 됐다. 버스와 기사 신원을 미군에 제공하면 미군이 탈레반과 협상해 안전을 보장받는 방식이었지만, 녹록지는 않았다고 한다.
카불 공항에는 남쪽과 동쪽, 북쪽 게이트와 애비게이트가 있다. 이들이 통과한 애비게이트는 동쪽과 남쪽 사이에 위치해 있는데 북쪽은 탈레반이 점령해 사람들이 모이기 힘들었다고 한다.
문제는 당시 아프간 전역에 최고 수준 테러 경보가 발령돼 있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들이 모두 떠난 뒤인 26일 밤에는 애비게이트 근처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수십 명이 죽고 다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 참사관은 "사실 된다 안 된다 생각이 아니라 되든 안 되든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모든 사람을 데려올 수 있었다는 데 대해 기분이 좋았다"며 "이번이 끝이 아니라 이분들이 잘 정착해 한국 사회 일원으로 기여할 수 있게 해 주고, 저희가 아메리칸드림을 갖고 미국에 이주했듯 이들도 한국에 적응하고 기여하는 역할 충분히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