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이 추석 연휴 직전 파업으로 운행에 차질을 빚게 될 우려가 커졌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정부와 서울시가 노조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9월 14일 파업에 돌입한다고 23일 밝혔다.
노조는 △구조조정 철회 △공익서비스 비용 국비 보전 △청년 신규채용 이행 등 핵심 요구를 내걸고 9월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 2016년 성과연봉제 반대 총파업 이후 5년 만이다.
다만 노조는 파업에 앞서 정부·서울시와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촉구할 방침이다.
노조 측은 "열차를 멈추기에 앞서 잘못된 정책을 멈추게 하는 것이 투쟁의 이유이자 목적"이라고 밝히고 "지하철 파업은 시민 불편뿐 아니라, 혼잡도 가중으로 방역 불안에 대한 우려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끝내 노조의 요구를 묵살하고 대화조차 거부한다면 전면 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인천·대구·대전·광주·부산 등 6개 지하철 노조로 구성된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이하 협의회)도 이날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서울교통공사의 구조조정 계획 철회와 무임수송 비용에 대한 정부 지원을 촉구하며 파업 동참을 선언했다.
협의회는 쟁의권을 가진 서울교통공사 노조를 중심으로 1차 총파업과 서울 집중 투쟁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경우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파업에 동참할 방침이다.
또 "정부는 무임수송 등 도시철도 공익서비스를 정부의 재정 책임으로 규정한 법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나서야 한다"며 "노조, 운영기관, 정부 부처, 국회, 지자체가 포함된 논의 테이블을 구성하라"고 촉구했다.
김대훈 궤도협의회 상임의장(서울교통공사 노조 위원장)은 "정부의 답변이 없다면 9월 14일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며 "쟁의권이 없는 조직은 서울 상경 투쟁으로 정부에 책임 있는 결단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 주 5개 지역에서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 투표 결과 서울·인천·부산·대구·대전 노조원 1만8991명 중 1만6934명이 투표해 투표인원 대비 78.9%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협의회는 오는 26일 전국 650여개 역사에서 '지하철 재정위기 해결, 구조조정 중단'을 촉구하는 동시다발 1인 시위를 진행하며 9월 초 정기국회 개원 즈음에는 국회와 서울시청 일대에서 노조 요구를 알리는 릴레이 시위와 기자회견, 도보 행진 캠페인 등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6개 지하철 노조의 핵심 요구는 무임수송 손실보전으로 이들은 고질적인 재정난의 원인이 노약자 무임수송에 있다며 코레일(한국철도)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손실금을 보전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적자 폭 확대에 따라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추진 중인 대규모 구조조정에도 반발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사측은 전체 인력의 10% 감축안과 임금 동결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노동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일방적인 자구책"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