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좌천 1년 만에…'독직폭행' 정진웅도 법무연수원 行

'독직폭행 1심 유죄' 정진웅 검사 법무연수원 본원으로 '전보'
한동훈 좌천 14개월 만에 같은 보직으로…"사필귀정" 평가도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 박종민 기자

법무부가 채널A 사건 수사 중 한동훈 검사장 폭행 혐의로 1심에서 유죄가 난 정진웅 울산지검 차장검사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격 발령했다. '검언유착' 당사자라는 의혹 제기 만으로 한 검사장(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이 직무배제와 함께 좌천됐던 그 직위로 1년 만에 해당 의혹을 수사했던 정 차장검사가 가게 됐다.
 
법무부는 19일 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정 차장검사를 오는 23일자로 법무연수원 충북 진천 본원으로 인사 발령한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13개월 만이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수사권이 없는 직책으로 사실상 수사 업무에서 배제된 셈이다. 정 차장검사가 떠난 울산지검 차장검사 자리는 정영학 수원고검 인권보호관이 부임한다.
 
정 차장검사는 지난해 7월29일 채널A 사건 수사 도중 한 검사장의 사무실에서 휴대전화 유심칩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다가 한 검사장의 몸 위로 올라타 물리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정 차장검사는 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이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독직폭행' 논란에도 정 차장검사는 채널A 사건 수사 후 부장검사에서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이후 서울고검 감찰부는 정 차장검사를 독직폭행 등 혐의로 같은 해 10월 말 재판에 넘겼고 그 직후인 11월 대검찰청은 정 차장검사에 대한 직무집행 정지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당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오히려 정 차장검사 기소 과정에 대한 적정성을 따져봐야 한다며 대검 감찰부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는데 결론은 9개월 넘은 현재까지 나오지 않고 있다.
 
한동훈 검사장. 연합뉴스

당시 법무부의 이러한 행보는 '검언유착' 의혹 당사자라는 이유만으로 기소도 되지 않은 한 검사장을 직무배제 조치한 점과 명확히 대비되며 논란이 됐다. 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였던 한 검사장은 의혹이 불거졌다는 이유 만으로 기소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6월 25일 법무연수원 용인 분원 연구위원으로 '좌천성' 발령이 났다.
 
본원과 분원으로 각각 위치는 다르지만 한 검사장이 좌천된 지 14개월 만에 같은 직위로 한 검사장을 수사하다 물의를 빚은 정 차장검사가 가게 된 것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검사장은 법무연수원 용인 분원 연구위원 발령 후 약 4개월 만에 본원의 같은 직위로 발령났고 올해 6월부터는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머물고 있다.
 
한편 정 차장검사의 1심 판결에 대해서는 정 차장검사와 검찰 모두 각각 항소하며 법정 다툼은 2심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정 차장검사는 "당시 조치는 법령에 따른 직무행위였고 독직폭행의 미필적 고의도 없다"는 입장인 반면 검찰은 유죄가 선고된 부분에 대해서는 형이 가볍고 무죄가 선고된 상해 부분은 추가로 유죄가 인정돼야 한다는 이유로 항소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양철한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정 차장검사의 독직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그리고 자격정지 1년을 함께 명령했다. 다만 이로 인해 한 검사장이 입은 피해가 '상해' 수준에는 이르지 않는다며 이 부분에 검찰이 적용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독직폭행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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