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유행' 속 중·고교 개학…'환영 vs 찜찜' 엇갈려

코로나19 확산 와중 전국 중·고교 상당수 등교 수업으로 개학
시민 반응 엇갈려 "한창 공부해야 할 때" vs "섣부른 개학은 독"
각 가정이 처한 상황에 따라 학부모도 의견도 팽팽히 갈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중·고등학교의 개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17일 서울 시내 한 고등학교에서 2~3학년 학생들이 손소독과 체온 측정을 하고 교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한 가운데 17일 전국 중·고등학교 중 상당수가 개학에 들어갔다.

교육부의 2학기 등교 확대 방침에 따라 이날 개학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 전면 원격수업 대신 등교수업이 이뤄진 것이다. 중·고교 2학기 개학에 따른 학부모와 시민들의 반응은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서울 종로구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60대 허모씨는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한창 공부할 때"라며 "코로나라고 해도 간격을 띄우는 등 대책을 마련해서 공부를 하는 쪽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씨는 "유아 및 초등학생이면 몰라도 중·고등학생들은 지금이 지나가면 바로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니까 공부할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70대 김모씨는 "이번에 개학을 하도록 결정한 것은 정부와 전문가들"이라며 "그들의 전문성을 믿고 정부의 방침에 따르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가 규칙을 정한 만큼 다 함께 그것을 지켜줘야 코로나 상황도 빨리 종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공동취재단
반면 우려를 나타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종로구 관할 내 고등학교 앞에서 만난 A(43)씨는 "오랫동안 학교에 못 나가 학습 부진 등이 우려되기도 한다"며 "그래도 학생들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개학을 했다가 (코로나19 상황이) 더 길어지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개학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방역이 소홀해질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회는 "개학이 불가피하다는 의견과 코로나 4차 대유행 와중에 개학을 하면 아이들에게 좋지 않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며 "각 가정이 처한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의견이 나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부모가 집에서 자녀를 돌보고 학습을 도와줄 수 있는 가정은 코로나19 4차 대유행 상황에서 개학이 염려된다는 입장이 많다. 반면 집에서 학생을 돌봐주기 어려운 상황에 있는 가정에서는 마냥 아이들을 집에서 놀리기보다는 학교에 보내는 것이 교육적, 심리적으로 더 안정적이라고 본다.

학부모회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등교가 불안정한 것도 꽤 오래돼 학부모들이 많이 지쳤다"며 "학력 저하 등 문제로 교육부도 어쩔 수 없이 개학을 선택한 것 같은데, 대신 학교에서 방역에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정부가 학생들에게 등교 전 '학생 건강 상태 자가 진단 앱'을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라고 했으나, 해당 어플리케이션의 오류로 일부 학교에서 활용하지 못 하기도 했다. 어플의 첫 화면에서 비밀번호를 입력하려 해도 키보드가 나오지 않는 등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일부 학교는 오전 9시쯤 학부모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서버 폭주로 앱에 들어갈 수 없으니 2~3시간 후 재접속해달라"고 안내했다. 앞서 지난 3월 2일 1학기 개학 첫날에도 일부 학교에서 자가진단 앱이 작동하지 않은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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