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대통령 메시지의 신뢰도는 최고이고 정확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처음으로 2천 명을 넘어선 11일 "최근의 확진자 수 증가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우리는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국민에게 이 말은 위로도 되지 않고 자부심도 되지 못한다. 현실이 그렇지 않아서다.
12일에도 코로나 확진자는 2천 명에서 불과 13명이 적은 1987명을 기록했다. 지금이 정점인지 알 수도 없다. 전문가들은 확진자가 곧 3천 명을 넘어 5천 명까지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확진자가 600명 대에서 1,000명 대로 폭증했다. 3차 대유행의 시작이었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4차 대유행도 끝을 알 수 없다.
한 달째 시행되고 있는 4단계 거리두기는 뚜렷한 성과가 없다. 문 대통령은 고강도 거리두기를 시작하면서 "짧고 굵게 끝내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 발언은 지금 희망고문이 돼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일 "8, 9월 접종을 위한 백신 물량은 차질없이 도입될 것"이라며 "추석 연휴 전까지 전 국민 70%에게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선 모더나 계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등 백신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야구 게임으로 보면, 대통령이 경기를 승리로 반전시키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아 클러치 에러(clutch error)를 범하는 것이다.
클러치 에러는 큰 경기에서 승패를 결정짓는 결정적인 실책을 뜻한다.
국내 2차 접종률은 12일까지 16%에 불과하다. 백신 수급도 꼬이고 있다. 한 달 새에 확진자 수는 두 배로 폭증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대통령이 여전히 "성공적인 방역"이라는 낙관론만 되풀이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지금은 방역 패러다임의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다. 거리두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다. 문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들에게 위기의 정도와 방역 상황을 엄중하고 냉철하게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K방역의 환상에 빠져 근거 없는 낙관론만 거듭할 경우 훗날 방역포퓰리즘이라는 주홍글씨가 문재인 정부에 영원히 따라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