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지난 9일 민주당 이소영 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법무부가 가석방의 요건과 절차 등을 고려하여 심사 판단한 것에 대해 그 결정을 존중한다"며 "정부가 고심 끝에 가석방을 결정한 만큼 삼성이 백신 확보와 반도체 문제 해결 등에 있어 더욱 적극적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는 국민 여론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이재용이 석방되어야 한다'는 쪽이라고 판단한 듯하다"며 "하지만 나를 포함한 우리 민주당의 공직자들은 이것을 기억해야 한다. 애초에 그 사람들을 구조해야 할 책임은 우리에게 있었다"고 꼬집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결정이 경제 위기 면피를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민주당 이동학 청년 최고위원도 자괴감을 드러냈다. 그는 10일 SNS를 통해 "민주당이 집권해도 변하지 않는 잣대"라며 "우리는 왜 그토록 집권하려 했을까"라고 자당을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우리는 삼성이 정유라에 말 사주고 청와대에 로비해서 국민들이 소중히 모은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치면서도 이재용의 경영권을 유지하려던 시도를 기억한다. 우리는 분노했고 그를 감옥으로 보냈다"며 "그런데 결국 코로나19와 경제성장의 논리로 그가 가석방됐다"고 썼다.
이어 "기업의 돈이 언론사로 흘러 들어가고 '국민들이 가석방을 원한다'는 여론이 '사회의 감정'으로도 둔갑됐다"며 "이재용의 남은 재판에서도 정의와 공정을 확인하긴 어려울 것 같다. 금방 또 풀어줄 테니까"라고 일갈했다.
전 법무부 장관이었던 추미애 후보는 "솜털같이 가볍게 공정을 날려버렸다"며 "곱배기 사법특혜를 줬다"고 이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을 강하게 비판했다. 추 전 장관은 "무려 86억 원을 횡령하고도 재판부는 양형기준표의 최하한 형인 2년 6월을 선택했다"며 "국정농단 세력의 꿀단지가 된 정경유착 공범에 대한 2년 6개월도 무겁다고 법무부가 조기 가석방의 시혜를 베풀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