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한미연합훈련 '연기' 연판장 돌리자 찬반 엇갈린 민주당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민홍철 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육군 대장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김병주 의원은 5일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한미연합훈련 연기론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범여권 의원 60여 명이 연합훈련 연기 서명에 나서며 단체행동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당내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는 모습이다.

김 의원은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연합훈련 연기나 취소 주장하기엔 너무 늦은 시점"이라며 연기론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이어 "한참 훈련이 진행되는 중에 정치권에서 연기하라는 건 적절치 않다"며 "한미연합훈련은 중요성을 100번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 대비태세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군뿐만 아니라 합참, 연합사령부 작전사령부 근무하는 우리 군 고위급 참모 지휘관이 참석한다"며 "실전과 같은 훈련 통해 전쟁 시 의사결정 능력을 갈고닦을 기회는 흔치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우주항공방위산업TF 1차 회의에서 송영길 당 대표, 김병주 TF 단장, 용홍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김 의원은 그러면서 "남북 긴장감을 높이는 요인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잘 안다. 북한도 강한 불만 표시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번 훈련은 긴장 조성이 아닌 방어적 성격이자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언제 있을지 모르는 (분쟁에 대한) 최소한의 방어 훈련"이라고 거듭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의원과 더불어 같은 군 출신에 국회 국방위원장이기도 한 민홍철 의원 또한 한미연합훈련 연기론에 반대하고 있다. 송영길 당 대표 또한 한미연합훈련 연기론에 반대입장을 내비쳐왔다.

송 대표는 이날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지금 이미 (훈련)준비되어서 다시 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예를 들어서 북미 간의 협상 테이블이 만들어지고, 남북 간에도 협상이 완전히 다시 재개되는 경우라면 여러 가지 고려할 요소가 있겠습니다만, 통신선 막 회복한 것 가지고(연기할 이유가 안된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 한미연합훈련 연기 서명을 주도한 민주당 설훈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훈련 연기 필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설 의원을 주축으로 여당 의원 60여 명이 연판장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판장에 서명한 한 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달 한·미연합훈련을 연기하면 향후 대북관계에 중대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연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답방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윤창원 기자

송 대표는 이들의 연서명 움직임에 "그런 의원들의 의견이 있는 것"이라며 "참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훈련 연기론과 반대론이 여당 내에서조차 팽팽히 맞서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고민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둘 중 어떤 선택을 해도, 여론과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군 주요 지휘관 보고자리에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신중하게 협의하라"고 원칙적인 입장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