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인 김포대에서 학교법인 이사장이 학사와 회계, 조직, 시설 분야 등에 24차례에 걸쳐 부당 개입하는 등 여러 비위가 확인돼 교육부가 조치에 나섰다.
교직원 가족 등 허위 입학시킨 뒤 일괄 자퇴처리…신입생 충원율 허위 공시
31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김포대와 학교법인 김포대학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입학 부실 관리와 신입생 충원율 허위 공시 사실 등을 적발했다.
감사 결과를 보면 김포대는 2018학년도부터 2019학년도까지 수시·정시모집 입학전형에서 학교생활기록부 등 지원자 개인 정보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않은 25명을 합격 처리한 뒤 교무위원회 심의 없이 입학을 허가했다. 해당 25명 가운데 2018년도 합격자 9명과 2019학년도 합격자 3명은 각각 신입생 충원율 계산에도 포함됐다. 김포대는 이를 토대로 2018~2019년 신입생 충원율이 100%라고 공시했다.
김포대는 2020학년도 신입생 모집 때는 교직원 가족과 친구 등 지인 136명을 허위 입학시켰다. 이들 가운데는 입학원서에 아무것도 기재하지 않거나 지원학과 등을 기재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이후 학교는 보호자 동의 등 절차를 지키지 않고 이들을 자퇴 처리했다.
이후 문제가 불거지자 김포대는 자체 감사를 통해 당시 자퇴처리와 등록금 환불 담당자들을 징계했다. 교육부는 또 김포대가 허위입학과 관련한 입학전형관리위원회 심의 결과 등 관련 문서의 보존연한을 지키지 않았고, 이번 감사 때에도 관련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해당 의혹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다.
이사장이 학과 통합·폐과 등 24차례 학사업무 부당 개입
교육부는 전홍건 이사장이 산업체위탁 및 계약학과 확대, 센터장 보직자 교체, 예산제도 개편을 지시하는 등 2017학년부터 2020학년도까지 학사·회계·조직·시설 업무와 관련해 24차례에 걸쳐 부당하게 개입한 것도 적발했다.
전 이사장은 2018년 2~3월 학교에 입학정원 조정 일정과 학과 통합 등을 지시했다. 그는 2019년 12월에는 각 학과별로 신입생 충원율을 100%로 만들라고 종용했고, 신입생 모집이 잘 되지 않자 학과통합을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사례는 모두 학칙에 따라 구성원간 조율이 필요한 업무지만 이를 이사장 지시사항으로 추진한 것이다.
교육부는 김포대의 학과 구조개편이나 입학정원 조정 등이 정당한 절차없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또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전 이사장에 대한 임원 취임승인 취소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캠퍼스 건립공사서 부정 심사로 특정업체에 사업권 몰아주기도
교육부는 이밖에도 김포대 글로벌캠퍼스 건립공사 과정에서도 불공정 행위가 있다고 판단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교육부는 학교 측이 지난해 2월 글로벌캠퍼스 시공사를 선정하면서 최초 공고와 다르게 입찰을 진행해 특정 업체가 사업을 유치하도록 유도했다고 봤다.
교육부는 당시 학교 일부 직원들이 업체 선정 과정에서 심사위원들을 찾아가 특정업체가 선정되도록 평가 결과를 유도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심사위원들은 아예 평가서에 점수는 기재하지 않고 본인의 서명만 날인해 제출했고, 학교 직원이 점수를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토대로 A사는 249억7천만원의 금액으로 사업권을 따냈다.
김포대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사이에 총장이 6번 교체되는 등 이사장의 학사개입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해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 교육위원회는 전홍건 김포대 이사장을 증인으로 채택했지만 "미국시민권자로써 현지에 산적한 여러 사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출국했다.
교육부 감사 결과가 나오자 교수노조 김포대지회와 교수협의회는 논평을 통해 "이번 감사결과에 따라 이사장뿐 아니라 이사장의 전횡에 동조하거나 방관하며 법인의 거수기 이사들의 책임도 함께 물어 동반 퇴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