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경고' 무색한 상승세…하반기도 어둡다

매수>매도 계속…"높은 가격 탓에 수요 줄더라도 오름세는 계속될 듯"

박종민 기자

정부의 잇따른 고점 경고에도 집값 관련 지표가 상승세를 멈추지 않으면서 올해 하반기 시장 안정에도 먹구름이 예상된다.
 
3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달 넷째 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7.8로 지난주(107.7)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매매수급지수(0~200)는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보다 높을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수도권은 111.6으로 직전 주와 같았고, 서울은 107.6으로 0.1p 낮아졌지만 16주 연속 매수우위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8일 "기대심리와 투기수요, 불법거래가 비중 있게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상황에서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처럼 반복된 고점 경고가 무색하게 관련 지표는 상승세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민간의 관측에서도 이러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주 대비 0.01%p 커진 0.12%를 기록했다.
 
25개 구 전체가 각각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뿐만 아니라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된 강남 노후 아파트가 이러한 오름세를 주도하는 모양새였다.
 
이런 가운데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도 5년 평균치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면서 매매 수요 안정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하반기 17만여 가구를 비롯해 31만 9천 가구에 달해 최근 5년 평균치(39만 3천 호)보다 18.9%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은 18만 3천 가구, 서울은 4만 1천 가구로 각각 5년 평균 대비 3.1%, 3.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토부는 다만 "최근 5년 실적은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수도권과 서울은 2011~2020년 평균보다 각각 23.4%, 9.9% 많은 물량"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국대 부동산학과 심교언 교수는 "물량 부족은 어차피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것"이라며 "하반기 주택 수요는 치솟는 가격 탓에 단기적으로 상반기보단 다소 줄어들 수 있지만, 공급 상황엔 큰 변화가 없는 만큼 전체적인 가격은 불안한 오름세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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