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훨훨 날았다…삼성전자, 하반기에도 '깜짝 실적' 기대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2분기에 영업이익 12조5667억원, 매출 63조6716억원의 '깜짝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달성했다.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6조9300억원으로, 1분기 3조3700억원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이 넘는다. 반도체 매출은 22조74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지속되며 PC용 반도체 판매가 양호했고, 클라우드 기업들의 데이터센터용 서버 수요 덕분에 D램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파운드리 분야도 미국 오스틴공장의 라인 조기 정상화와 공급 능력 극대화를 통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 출하량이 시장 전망을 상회했고, D램·낸드 가격 상승폭도 예상보다 컸다"며 "시스템 반도체도 미국 오스틴 공장 정상화로 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반도체의 영업이익은 3분기에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서버용 수요 증가와 인텔의 신규 CPU 출시, 고객사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지속될 전망이다.

서병훈 IR담당 부사장은 29일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가 심상치 않지만 시장 수요의 펀드멘탈 자체는 견조하고 반도체 재고가 상당히 감소한 상태"라며 "코로나 이후 하이브리드 근무형태가 확산하며 PC 시장도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5개 레이어에 EUV를 적용한 업계 최선단의 14나노 D램과 업계 최소 셀 크기의 176단 V낸드 출시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진만 메모리 담당 부사장은 "삼성은 싱글스택 방식으로 128단을 올리며 업계 최고의 에칭기술을 확보했고, 지금은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쌓아 올릴 것인지 시점과 방법에 대한 고민이 더 중요해졌다"며 "이제는 단수에만 집중하기보다 낸드 높이가 효율성 측면이나 원가 측면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 것인가가 삼성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포인트"라고 말했다.

미국의 마이크론이 176단 낸드를 개발하면서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력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한 해명이다.

한 부사장은 DDR5 등 D램 원가경쟁력에 대해서도 "D램이 세대가 거듭되고 공정 미세화가 진행되면서 원가 절감의 난이도가 높아지는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앞으로 선보일 14나노 기반의 DDR5 제품은 EUV를 적용해 전체 공정이 감소하면서 원가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낸드 기술로드맵에 대해서는 "2022년까지 176단 6, 7세대가 중심이 될 것이고 이후 10년 뒤까지 기술 로드맵이 짜여 있다"며 "더블스택에서 절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기대되는 200단 이상 8세대 V낸드는 동작 칩을 이미 확보한 상태로, 라인업 확대를 위한 제반 준비도 마쳤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평택 S5 라인의 공급을 확대하고, 차세대 선단공정의 양산에 들어가 TSMC를 추격할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5G 보급 가속화, 재택근무 트렌드와 고객사 재고 확보 노력 등이 지속돼 전반적으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작년 대비 20% 매출 성장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한승준 파운드리 사업부 전무는 "하반기에 5나노 2세대와 4나노 1세대 제품의 본격 양산에 들어가 선단공정 칩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며 "중장기 투자를 지속적으로 고려해 가격 전략을 수립하고, 고객 응용처도 다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2018년 글로벌 호황에 맞먹는 반도체 상승 랠리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이 70조원, 영업이익은 15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영업이익도 50조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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