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이 산업재해 사망사고의 주범인 '끼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전국 제조업 현장을 대상으로 일제 점검에 나선다. 이와 함께 연일 폭염이 계속되는 상황을 반영해 열사병 예방수칙 준수 여부 등도 함께 확인한다.
28일 고용노동부는 30인 미만 제조업체 3천여곳을 대상으로 끼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일제점검을 실시한다.
이는 지난 14일 실시했던 건설현장 추락사고 예방 점검에 이어 두번째로 실시하는 전국 단위의 일제점검이다. 노동부는 이번 달 셋째 주부터 격주로 '현장점검의 날'을 지정해 건설·제조 사업장을 중심으로 추락, 끼임사고 예방을 위한 전국 일제 점검에 나서고 있다.
건설현장 점검 당시에는 총 3545개 건설 현장 가운데 2448개(69.1%) 현장에서 시정사항을 적발한 바 있다.
이번 점검에는 노동부 산업안전보건감독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인력 1800여명에 더해 전국 541개 민간 재해예방 기관도 함께 참여하고, 노동부 안경덕 장관도 직접 현장을 찾을 계획이다.
'끼임' 사고는 전체 산업재해 사망사고 유형 가운데 '떨어짐'에 이어 2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재해로 꼽히는데, 특히 건설업 현장에서 주로 발생하는 떨어짐과 달리 제조업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실제로 지난해 산재 사망사고로 숨진 882명의 노동자 가운데 떨어짐 사고로 숨진 노동자가 37.2%(328명)로 가장 많았고, 끼임 사고가 11.1%(98명)로 두번째였다. 또 제조업 산재 사망자 201명 중에서는 끼임 사례가 29.9%(60명)로 추락(20.4%, 41명)을 제치고 가장 많았다.
특히 '끼임' 사망사고는 방호장치나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때 발생한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2016년~2019년에 발생한 제조업 끼임 사망사고 272건을 분석한 결과 제 생산과 관련된 '정형' 작업 중의 사고(46%)보다 수리, 정비, 청소 등 일상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지는 비정형 작업 중의 사고 비율(54%)이 더 높았다.
연구원이 제조업 끼임 사망사고를 보다 구체적으로 유형을 나눈 결과에서는 크게 4가지 유형의 사고가 자주 발생했다.
우선 이미 가동 중인 기계장치에 방호장치가 없거나, 해제된 상태에서 작업·정비를 하다 사고가 일어난 사례가 52.6%에 달해 가장 많았다.
이어 기계의 전원을 차단하고 점검·수리하는데 다른 작업자가 기계를 조작한 사례가 10.7%, 작업 중 정지된 기계에 대해 전원을 차단하지 않고 점검·수리하다 갑자기 기계가 다시 가동된 사례가 9.6%, 설비 주변에 있는 다른 작업자를 보지 못하고 설비를 조작하다 사고가 일어난 경우가 8.8%였다.
이를 토대로 이번 점검에서는 ①원동기, 회전축 등 끼임이 발생할 수 있는 곳에 덮개, 울 등 방호장치를 설치하고 가동 중 기계·기구에 접근을 제한하는지 ②정비, 보수작업 시 해당 기계의 운전 정지, 에너지원을 반드시 차단하는지 ③다른 노동자가 정비, 보수 중인 기계를 조작할 수 없도록 기동장치에 잠금 조치를 하거나, 표지판을 부착하는 등 안전 절차를 준수하는지 여부를 집중 확인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당국은 제조업 사업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지게차 끼임 사고에 대해 지게차에 후진 경보기와 경광등을 설치하거나 후방감지기 등 후방을 확인할 수 있는 조치를 하고,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가 취급하는지도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또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온의 실내 환경에서 일하는 조선업과 철강업, 물류센터 등을 중심으로 열사병 예방수칙이 잘 지켜지는지도 집중 확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