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남과 북은 27일 오전 10시를 기해 그간 단절됐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복원하기로 하고 개시통화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북한도 동시에 "수뇌 분들의 합의에 따라 북남 쌍방은 모든 북남 통신연락선들을 재가동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확인했다.
남북 간 연락채널 복원은 1년여간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던 남북관계가 개선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남북 모두 "남북(북남) 관계 개선과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것"이라며 통신선 복원에 더해 한층 발전된 메시지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김대중 정부 시절 개설된 남북 간 연락채널은 그동안 끊기고 이어지기를 수차례나 반복하는 우여곡절을 겪어 왔다. 2009년 키리졸브 한미연합훈련에 반발해서, 2016년에는 박근혜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선언하자 북측은 통신선을 모두 차단했다. 2018년 기능이 정상화됐지만 지난해 6월 북한은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차단·폐기했던 것을 이번에 다시 복원한 것이다.
통신선은 남북 관계의 현재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인 셈이다.
관건은 통신선 복원을 계기로 가시화되고 있는 남북 대화 재개와 관계 복원 분위기를 실질적으로 어떻게 이어나갈지 하는가의 문제다.
남북은 지난해 6월 이후 서로 반목하고 질시하며 1년 이상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 왔다. 북측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면서 각종 교류 협력이나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개별 관광 문제 등은 언감생심, 긴장만 고조됐던 시기다.
이런 와중에선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한 상호 관심사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단절된 데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신뢰부터 다시금 쌓아 나가는 게 먼저다.
긴 단절의 시간이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관계를 복원하기가 쉬울 리 없기 때문이다. 이후 남북 간 이미 합의된 사항 등을 포함해 쌓여진 문제들을 논의하고 서로 간 시급한 문제부터 함께 풀고 실천해 나가야 한다.
단절됐던 관계가 이제 다시 어렵게 첫 단추를 꿰었을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