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6일 '2021년 세법개정안'을 발표했다.
세법개정안 내용이 모두 시행된다면 올해 세수는 지난해 대비 1조 5050억 원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그만큼 세제 혜택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세법개정안이 전년보다 세수가 줄어드는 마이너스 세수 효과를 내도록 설계되기는 2018년(-2조 5343억 원) 이후 3년 만이다.
그러나 올해 세법개정안의 가장 큰 특징은 서민·중산층과 중소기업이 아닌 대기업에 가장 큰 세제 혜택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2021년 세법개정안에 따른 전년 대비 세수 효과를 보면 대기업은 세부담이 8669억 원 줄어든다.
중소기업 세부담 감소 규모 3086억 원의 2.8배를 넘고, 서민·중산층 세부담 감소액 3295억 원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규모다.
대기업과 고소득자(+50억 원)를 합친 세수 효과 또한 8619억 원 감소로, 서민·중산층과 중소기업이 받는 6381억 원 감소 효과보다 훨씬 크다.
통상 세법개정안이 서민·중산증과 중소기업 세부담은 줄고 대기업과 고소득자 세부담은 늘도록 설계되는 데 비춰보면 올해 세법개정안은 극히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국가전략기술' R&D와 시설투자 세제 지원을 강화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경제·사회적 안보가치와 기술집약도, 국제관계 영향력 등을 고려해 반도체와 배터리(이차전지), 백신 등 3개 분야를 국가전략기술로 지정해 세제 지원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그런데 반도체와 배터리, 백신 분야 R&D와 시설투자는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 위주로 이뤄질 수밖에 없어서 세제 혜택이 대기업에 더 크게 돌아가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국가전략기술 세제 지원에 따른 세부담 감소 규모는 대기업이 8830억 원, 중소기업이 2770억 원"이라고 밝혔다.
기재부 김태주 세제실장은 "국가전략기술 세제 지원을 빼면 대기업은 세부담이 161억 원 증가하고 중소기업은 316억 원 감소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전략기술 세제 지원을 제외하더라도 대기업과 고소득자 세부담 증가는 올해 211억 원으로 역대 최소 수준에 그치게 돼 '부자·대기업 특혜'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세법개정안에서 대기업과 고소득자 세부담 증가는 무려 6조 2683억 원이었다.
대기업과 고소득자 세부담 증가가 가장 작았던 2019년에도 그 규모가 1381억 원으로 올해 국가전략기술 세제 지원을 제외한 증가액 211억 원의 6.5배를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