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입'에 또다시 출렁이는 가상화폐 시장

연합뉴스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22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입'에 또다시 급등했다. 머스크의 트윗 한 줄, 발언 한 마디에 가상화폐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긍정론에 힘입어 급반등했다.

머스크는 21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콘퍼런스 '더 B 위드' 행사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도지코인 등 암호화폐 3종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또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받아들이는 것을 재개하게 될 것"이라며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지난 5월 트위터를 통해 "화석 연료가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되는 것을 우려해 비트코인을 이용한 차량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등 친환경 기조가 자리잡으면서, 비트코인 채굴자들이 재생 에너지 사용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 아래 머스크도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발언 이후 각종 암호화폐는 일제히 반등했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비트코인 개당 가격은 3700만원 선으로, 24시간 전보다 7.44% 올랐다. 머스크가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이더리움도 11.35% 상승세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위험자산 투자 기피 현상으로 개당 가격이 3만 달러를 밑돌았다.

'머스크 폭풍'에 가상화폐 시장이 출렁인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2월 머스크가 비트코인 15억 달러(1조6927억)를 매입했다고 발표하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하지만 두 달 전 갑작스럽게 비트코인으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방안을 철회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단기간에 40% 급락해 버렸다.

머스크는 지난 5월에는 테슬라 결제수단으로 암호화폐(가상화폐) '도지코인'을 받기를 원하냐고 묻는 투표를 트위터에 올렸다. 이 투표를 올린 이후 급락하던 도지코인 시세는 한 시간 만에 5.2%가 반등하기도 했다.

이에 도지코인 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반면 테슬라 주주들은 불확실상 가상자산에 회사의 가치를 거는 책임없는 행동이라며 난색을 표하는 등 혼란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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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와 관련한 가짜 밈(meme,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이미지나 동영상)을 올려 망신을 당한 일도 있었다. 머스크는 이 밈에서 '투자의 귀재' 버핏이 "가능한 한 많은 코인을 찾아라. 그리고 빨리"라고 말했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버핏은 비트코인을 사는 것은 투기라며 비판한 인물이다. 이 밈을 '호재'로 받아들인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줄줄이 댓글을 달았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 밈을 몇시간 뒤 내렸다. 명백한 가짜란 비판이 일었다.  

이러한 모순적인 발언과, 이로 인한 가상화폐 가치 급등락이 계속되면서 시장에서는 머스크의 발언에 대한 신뢰도 자체를 문제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환경적인 이유로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결정했을 당시 머스크가 든 이유 자체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에서 돈나무 언니로 불리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는 머스크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공개 반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일론 머스크의 갑작스러운 비트코인 결제 중단 발표와 관련해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하면서 "머스크의 트윗이 비트코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트윗) 직전이나 직후의 모든 조치를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의 기행이 이어지자 자신의 영향력을 적극적으로 행사해 가상화폐 시세를 조종,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도지코인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고 말해 이런 의혹은 더욱 짙어졌다.

다만 머스크 본인은 시세 조정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한다. 그는 "나는 비트코인은 사들일 뿐 팔지 않는다"라면서 "난 비트코인 가격을 띄워놓고 팔려고 하는 게 아니라 비트코인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 발언으로 코인 시장이 다시 활력을 찾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머스크의 입에 좌지우지되는 상황이 과연 '내실있는' 활력을 담보할 것인지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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