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곳 가자" 부산 해수욕장, 코로나에 방문객 '동저서고'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송호재 기자

코로나19 확산세에 휴가철 부산지역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이 매년 인파로 붐비는 동부산권 해수욕장 대신, 비교적 한적한 것으로 평가받는 서부산권 해수욕장을 찾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부산시에 따르면, 올해 해수욕장 개장 이후 지난 18일까지 해운대와 광안리, 송정과 송도, 다대포 등 부산지역 주요 해수욕장 5곳을 찾은 방문객은 193만 965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81만 9688명보다 7%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공포를 처음 경험한 지난해보다는 백신 접종과 익숙해진 방역 수칙 등을 이유로 올해 방문객이 소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동부산권 해수욕장 방문객이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서부산권 해수욕장 방문객 수는 큰 폭으로 늘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해마다 피서객이 몰리는 부산 대표 해수욕장인 해운대 방문객 수는 지난해 84만 6101명에서 올해 69만 350명으로 18%나 감소했다.
 
광안리해수욕장 역시 지난해 45만 6370명에서 올해 42만 1459명으로 8% 줄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송호재 기자

반면 올해 다대포해수욕장을 찾은 방문객 수는 22만 7천명으로, 지난해 12만 8700명보다 76% 증가했다.
 
송도해수욕장도 올해 36만 6500명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18만 1천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여름철 부산 각 해수욕장에서 열리던 각종 축제나 행사는 대부분 취소됐고, 해수욕장 시설 운영과 방역 수칙 등도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상태다.
 
이에 부산시는 피서객들이 최근 다시 확산세에 접어든 코로나19 영향으로 전통적으로 인파가 몰리는 해수욕장을 피하려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부산시 해양레저관광과 관계자는 "피서객이 증가한 다대포와 송도해수욕장 등은 올해 특별히 새로 마련한 관광 콘텐츠는 없고, 방문객 집계방식도 지난해와 같아 남은 변수는 코로나19 상황"이라고 전제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세로 수도권에 거리 두기 4단계가 적용되면서, 상대적으로 단계가 낮은 부산이나 제주 지역 관광객이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이 나왔다"며 "이에 관광객들이 해운대 등 매년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보다는, 다대포나 송도 등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산 송도해수욕장 거북선 구름다리에서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박진홍 기자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확산세와 모임 인원 제한 등을 이유로 친구나 연인보다는 가족과 함께 휴가나 피서에 나서려는 경향이 방문객 수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올해 방문객 숫자가 증가한 다대포와 송도해수욕장은 주로 가족 단위 피서객이 휴식을 취하거나 산책을 즐길 장소가 곳곳에 조성돼있는 게 특징이다.
 
다대포해수욕장에는 화려한 분수쇼로 유명한 '꿈의 낙조분수'와 방파림 일대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텐트존'이, 송도해수욕장에는 바다 위를 걸을 수 있는 '송도용궁구름다리'와 유아용 해수 풀장 등이 마련돼 있다.
 
부산 다대포해수욕장과 해변공원 전경. 부산 사하구청 제공

다대포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사하구청 관계자는 "친구나 연인 단위로 많이 찾는 해운대, 광안리와 달리 다대포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다"며 "특히 텐트 존은 취사나 캠핑이 금지돼 있음에도 텐트를 치고 그늘 밑에서 휴식을 취하는 가족 단위 피서객을 많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변공원도 가족끼리 가볍게 산책하기 좋게 마련돼 있고, 다른 해수욕장과 비교해 지하철역이 가까워 어르신들도 가족과 함께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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