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개혁의지가 실종된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우선은 올해보다 5.1%, 9,160원으로 인상된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이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임기 내 1만 원' 공약은 물 건너간 셈이다. 더욱이 현 정부의 5년간 평균 인상률은 7.2%로, 박근혜 정부 때 7.4%보다도 낮다는 점에서 여간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집권 초 최저임금을 파격적으로 올렸던 정부는 지난해와 올해 2.9%, 1.5%로 급락, 오히려 시장의 혼란만 키웠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노동계가 "노동존중을 앞세운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빌미로 노동자들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비판하는 이유다.
이번 조치는 투기 수요 차단보다는 오히려 전셋값이 급등하는 부작용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조변석개식 탁상행정을 바로잡은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설익은 정책으로 시장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특히 실거주 2년 요건은 투기를 잡기 위한 강도 높은 규제안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종합부동산세 완화에 이어 부동산 정책 전체의 후퇴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지난 6월 취임사에서 "검찰이 개혁 대상이 된 것은 과도한 수사권한 행사, 조직 이기주의, 불공정 등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지 못한 탓"을 지적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개혁입법의 단초를 마련하긴 했으나 검찰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검찰개혁이 상당부분 검찰 인사를 통해 이뤄진 면이 없지 않은 만큼 정책들이 '검찰 길들이기'로 작동하고 있다는 것도 개혁의 걸림돌이다.
검찰 개혁을 검찰 통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형국이다.
내년 3월 차기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5월 10일로 끝이 난다.
민변은 지난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입법 평가보고서에서 "개혁입법에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촛불정신을 되새기는 사회 대개혁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1년도 채 남지 않은 행정을 관리차원의 소극적 태도를 넘어 못다 한 개혁을 완수하자는 열의를 갖고 국정에 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