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유전자 따라 코로나19 중증도 달라진다"

사람이 가진 유전자 변이에 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쉽게 걸리거나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은 국내 의료기관 및 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참여한 국제협력 연구프로젝트 '코로나19 인간 유전체 이니셔티브'(COVID-19 Human Genome Initiative, COVID-19 HGI) 연구에서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3월 결성된 이 프로젝트에는 25개국 61개 연구팀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약 5만명의 코로나19 환자와 약 200만명의 대조군을 기반으로 대규모 전장 유전체 연관분석(GWAS) 연구를 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강북삼성병원, 서울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공동으로 팀을 꾸려 지난해 5월부터 참여하고 있다.

연구팀은 먼저 코로나19 환자를 △호흡보조기가 필요한 중증 입원환자 △호흡 보조는 필요 없으나 다른 감염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 △무증상부터 경증환자 등 세 그룹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감염과 중증도에 연관된 유전자 변이 13개를 발견했다. 발견된 변이는 기존에 폐 질환이나 자가 면역 질환, 염증 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던 것들이다.

예컨대 폐암 및 폐섬유증에 관여하는 'DDP9' 유전자, 자가 면역 질환에 관련된 'TYK2' 유전자, 폐암과 관련된 'FOXP4' 유전자는 코로나19 중증도와 연관성이 확인됐다.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인과 관계 여부를 판단하는 통계분석을 한 결과, 흡연과 체질량지수가 코로나19 감염 후 중증으로 악화할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김한나 강북삼성병원 연구지원실 교수는 "유럽인 데이터 중심인 대규모 유전학 연구에서 동아시아인 데이터로 참여해 유전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결과를 도출했다"며 "향후 코로나19 치료법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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