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의 주장으로 시작된 여성가족부 폐지론이 8일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진원지였던 국민의힘을 넘어 여야 정치권의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폐지 찬반 여부를 넘어 특정 성별을 향한 혐오에 편승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찬성측 "여가부 졸업할 때 됐다…여가부가 갈등 조장" |
① 여가부는 원래 시한부… 남녀차별 많이 개선돼 ② 여가부 업무 다른 부서가 다 할 수 있는 일 ③ 여가부가 오히려 젠더 갈등 조장 |
하 의원은 여가부가 오히려 젠더 갈등을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여가부를 졸업할 때가 됐는데, 졸업하지 않으니깐 이상한 일이 자꾸 벌어진다"며 "여가부도 외부에서 공무원을 자꾸 뽑다 보니깐 탈레반식 여성 우월주의자들과 급진적인 분들이 많이 들어가서 남성혐오를 부추긴다"고 말했다.
이준석 당대표도 '작은 정부론'을 꺼내며 유 전 의원 주장에 찬성 뜻을 내비쳤다. 이 대표는 8일 기자들과 만나 "여가부 폐지 문제는 더 큰 범주에서 우리 당이 과거에 말했던 작은 정부론에 닿아 있다"며 "단순히 젠도 문제 일환이 아니라 정부조직법 논의로 확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 전 의원은 '특정 성별 혐오에 편승한 포퓰리즘이다', '여가부가 없으면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는 어디서 보호하는가'라는 비판에 대해선 "저는 2017년부터 일관되게 여가부 폐지를 주장해왔지 올여름에 갑자기 세운 정책이 아니다"라며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여가부는 뭘 했는가? 여가부는 피해자에게 고소인, 피해 고소인이라고 하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반대측 "성평등 달성 안 돼…조직 개편으로 해결 가능" |
① 폐지 아닌 조직 개편으로 해결해야 ② 다문화, 청소년 지원 등 여가부 업무 공백 우려 ③ 성평등 목표 달성 안 됐다 |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사회 내 이질성이 심화되면서 청소년이나 다문화가정 지원, 성폭력 피해자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커지고 있다"며 "과거 다른 부처에 (업무가) 있었다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던 업무들인데 이런 이유로 대다수 OECD 국가도 이들 업무를 별도 부처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도 "여전히 (사회에) 유리천장이 남아 있다"며 "청소년을 응원하고, 가족부로서의 기능을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원순·오거돈 사건을 두고 '성인지 감수성 집단 학습 기회'라고 말한 분을 장관으로 두고 어떻게 여가부가 제 기능을 할 수 있었겠는가. 문재인 정권에 물어야 할 책임을 여가부에 떠넘기는 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시작된 여가부 논쟁에 더불어민주당도 가세했다.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에서 "여가부가 원래 설립됐을 때 우리가 지향했던 성평등 사회 구현 등이 아직도 여전한 과제라는 점에서 여가부 폐지는 옳지 않다"고 폐지에 반대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MBC 라디오에서 "여가부가 적어도 양성평등이나 여성 권리향상, 여성에 대한 여러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는 등 열심히 하고 있고 성과도 냈다"며 "최근 성비위 문제를 바라보는 성인지감수성 문제 등 이런 것을 획기적으로 높인 것은 여가부가 노력한 탓"이라며 여가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