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유행의 정점이었던 지난해 말 수준에 육박하는 숫자다.
확진자의 80%가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고, 전파속도가 빠른 델타 변이바이러스까지 가세하면서 폭발적인 대유행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고 있다.감염경로도 식당과 학교, 학원, 백화점 등 다양한 경로로 확대되고 있다.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 코로나 감염의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여름휴가까지 겹치면서 그나마 확진자 발생이 적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완화하기로 했던 거리두기 단계를 2주간 유지하기로 했다. 확산세가 멈추지 않는다면 거리두기 4단계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확산세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느슨해진 경계심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3차 대유행 이후 백신접종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확산세가 다소 주춤해 지면서, 정부는 물론 시민들도 다소 긴장을 늦추는 모습이 역력했다.
특히 정부가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언급한 것이 성급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정부의 이런 조치는 물론 한계상황에까지 이른 자영업자들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한 것이 분명하지만, 좀 더 신중한 자세가 필요했다는 지적도 일리 있다. 정치적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다.
영국과 싱가폴등 일부 국가들이 코로나 증가세가 가파르게 올라가고 있는데도, 마스크 해제방침을 발표한 것은 백신 접종률이 높기 때문이다.
변이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영국은 전체 인구의 60% 이상이 2차 접종을 완료했고, 사망률도 0.1%로 낮아진 상태다. 일반 독감처럼 관리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판단이 정확한 판단이었는지는 아직 속단하기 이르지만, 아무런 근거나 자신감 없이 이런 조치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1차 접종 비율이 전체 인구의 1/3도 되지 않고, 사회 활동을 하는 대부분의 인구가 접종을 마치지 못한 상태다. 여전히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의 대책도 중요하지만 믿을 것은 개인의 방역강화 뿐이다. 2년에 가까운 코로나 사태로 인내심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지만, 그래도 차분하게 방역지침을 지켜야 한다.
특히 무증상 감염사례가 많은 2~30대 젊은 층은 감염이 의심된다면 지체 없이 선제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정부도 백신접종이 신속히 이뤄지도록 모든 행정적, 외교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가장 큰 고비를 넘겨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