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와 간단한 아침 거리를 사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신용카드 대신 그는 핸드폰을 켜고 화면을 내밀었다. 점주는 익숙한 듯 바코드를 스캔했다.
"코인 15%25 할인되셔서 3825원 결제하겠습니다."
그가 이용한 결제앱은 암호화폐 '페이코인(PCI)' 결제 서비스.
페이코인은 결제업체 다날의 자회사 다날핀테크가 개발한 암호화폐 결제 서비스다. 페이코인 앱에서 비트코인 지갑을 만든 뒤 이곳에 코인을 입금하고 페이코인으로 전환하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서 대리가 카드나 현금 대신 비트코인같은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싸고, 간편하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상시 15% 할인되서 좋고요, 도미노 피자도 한 달에 한 번 50% 할인할 때 구매하고 있어요. 카드 결제보다 할인이 되니까 그때그때 충전해서 한 달에 10~20만원 정도를 쓰는 것 같아요."
암호화폐 '광풍'과 '거품' 사이에서 비트코인을 '현실세계'에서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3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페이코인 결제를 첫 도입한 이후로 지난달 기준 전년 대비 페이코인 결제 건수는 6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초 암호화폐가 2000% 폭등했을 때 평소 대비 관련 매출이 12배나 증가하기도 했다.
페이코인 결제 객단가는 1만 5000원 수준으로 일반 편의점 객단가보다 2.5배 더 높다.
CU 관계자는 "결제 고객 성비는 남자가 66%, 여자가 34%"라며 "주로 구매하는 상품은 주류와 음료, 라면, 스낵, 식품 순"이라고 설명했다.
'비트코인 결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가맹점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편의점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는 페이코인 상시 15%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달콤커피와 도미노피자 KFC, BBQ에서도 페이코인으로 결제할 수 있다.
신세계 SSG닷컴도 지난해 2월 페이코인과 결제 서비스 제휴 계약을 맺었다.
페이코인을 쓱머니로 전환하면 SSG머니를 백화점과 이마트, 스타벅스 등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하다.
암호화폐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는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게 SSG닷컴의 설명이다.
SSG닷컴측은 "SSG머니는 은행이나 신세계포인트 등 기타 제휴포인트를 SSG머니로 전환 가능하게 한 바 있다"며 "이를 통해 SSGPAY의 잠재 고객 확보도 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낮은 수수료 역시 암호화폐 결제 강점으로 꼽힌다. 페이코인 결제 수수료는 일반 신용카드의 절반 수준인 1%에 불과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결제 수단의 다양화로 고객의 쇼핑 편의를 높이는 한편, 가맹점의 수수료 부담을 낮추는 측면에서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하는 유통업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