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욱일기·방사능·판정? 태극 전사들, 삼중고 이긴다"

2020 도쿄 올림픽을 25일 앞둔 28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주재 기자간담회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 이한형 기자
태극 전사들이 도쿄올림픽에서 독도와 방사능 이슈, 편파 판정 등 삼중고를 이겨내고 선전을 다짐했다.

대한체육회는 2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2020 도쿄올림픽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대회를 앞두고 각종 우려에도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체육회 이기흥 회장은 "선수들이 올림픽 개최 여부를 놓고 마음 고생이 아주 많았다"면서 "해외 관중 입장이 어려운데 국내에서 더 큰 응원과 함성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유승민 선수위원도 "선수들이 대내외적인 악재로 심리적으로 힘들다"면서 "안전하게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해서 많이 격려해 달라"고 말했다.

이들의 말처럼 도쿄올림픽은 우려가 적잖다. 일단 최근 일본 정부가 선수촌 식단에 방사능 오염이 우려되는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장인화 도쿄올림픽 선수단장은 "선수촌 인근에 마련하는 급식 센터에 지원할 수 있는 품목을 이미 보냈고,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 과일, 육류, 생선 등은 현지에서 검증된 식자재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수단이 요청하면 언제든 안전한 식재료로 만든 도시락을 공급해준다는 것이다.


이 회장도 "IOC가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과 후쿠시마산 식자재와 관련해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면서 "선수들에게 생선 종류의 섭취와 관련해 안전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위원은 "206개 국가 선수단 모두 선수촌 식당을 이용하는 만큼 아예 안 먹을 수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동서양 다양한 메뉴들이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알아서 골라 먹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2020 도쿄 올림픽을 25일 앞둔 28일 오전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체육회장 주재 기자간담회에서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도쿄올림픽 사진공동취재단 이한형 기자
일본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와 올림픽 홈페이지 내 독도 표기 등 정치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일본 관중의 욱일기 반입에 대해 이 회장은 "IOC나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도 욱일기 반입 자제를 강조할 것"이라면서 "아마 경기장 내에서는 욱일기를 못 쓸 것이지만 만약을 대비해 중국, 러시아 등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독도 표기 문제 해결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지만 조만간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을 만나겠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은 "당초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를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바흐 위원장이 너무 일정이 바쁜 데다 이번 주 일본으로 온다고 하더라"면서 "일본에서 유 위원 등과 함께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열리는 만큼 한일 관계에 따른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메달이 걸린 경기에서 한일전이 펼쳐질 경우 혹시라도 편파 판정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유도, 야구, 레슬링 등에서 일본과 메달 기대 종목이 겹친다"면서 "만일의 사태와 관련한 대응 매뉴얼을 외주 업체에 맡겨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체육회 관계자는 "각 종목마다 매뉴얼은 있다"면서 "언론 대응 등 대책을 체육회 출신 이원재 교수가 있는 국민대 산학연구소에 맡겨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목표는 금메달 7개, 종합 10위 이상이다. 전통의 메달밭 양궁과 태권도, 펜싱 등에서 기대를 걸고 야구와 축구 등 구기에서도 메달을 노리고 있다. 이 회장과 신 촌장은 "코로나19 등 여러 문제로 정계와 재계의 격려 방문이 아직까지 한번도 없었다"면서 "가뜩이나 일본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대해 선수들의 부담이 큰데 사기 진작을 위해 많은 격려와 응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도쿄올림픽은 당초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올해 7월 23일 개막해 8월 8일 폐막한다. 과연 태극 전사들이 삼중고를 이겨내고 승전보를 고국에 전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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