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코스피는 지난 24일보다 16.74포인트(0.51%) 오른 3302.84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 3300선을 넘어섰다. 장중 고점(3316.08)도 새로 썼다.
코스피가 지난 1월 사상 처음으로 3000선, 3100선, 32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최근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3300선에 올라섰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897억 원과 3494억 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차익 실현에 나서며 8203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0.49%)와 SK하이닉스(1.98%)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올랐다. 삼성전자는 22일부터 전날까지 4거래일 동안 올랐다.
경기민감주가 부상하면서 순환매 장세가 펼쳐졌다. 2차전지·플랫폼 등 성장주들이 조정받는 가운데 철강·화학 등 경기민감 가치주가 강세를 보이는 흐름이 반복됐다.
금리가 오르면 수혜를 받는 금융·보험주도 일제히 주가가 올랐다. DB손해보험(6.94%), 한화생명(3.36%), 하나금융지주(3.27%) 등이 상승세를 나타냈다. 차량용 반도체의 수급 불균형이 완화돼 D램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반도체주 주가가 오르기도 했다.
시총 3위 자리를 놓고 상승 경쟁을 벌이고 있는 카카오(-1.59%)와 네이버(-2.26%)는 이틀째 하락했다.
이 같은 코스피 강세 환경이 형성된 데에는 연준이 완화적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데 따른 투자 심리 회복 등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2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530억 달러(약 179조 원)에 달하는 인프라 투자 계획에 상원 의원들이 합의했다는 소식도 상승세에 불을 지폈다.
삼성증권 정명지 연구원은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결과 발표 후 초기엔 이를 매파적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우세했지만, 이후 파월 의장이 통화정책 장기 방향성에 대해 완화적이라는 점을 짚어주면서 안도랠리가 나왔다"며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꺾인 점도 시장랠리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앞서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 시점을 연내로 못 박으면서 빚을 내 투자('빚투')한 청년층과 같은 투자자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증시는 이를 새로운 변수로 보고 있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금리 인상 자체가 금융시장을 뒤흔들만한 건 아직 아니다"라며 "경기 회복세 등이 강하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본다면 큰 위험요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향후 시장 전망은 '실적 장세'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연구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외국인들이 반도체 업종을 끌어올리면서 지수가 폭발적으로 상승했다"며 "이 흐름을 정당화하려면 기업들의 실적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수출이 개선돼야 하고 대형주인 기업들의 반도체 업황 등이 좋아져야 한다"고 했다.
투자 전략을 두고는 "실적이 좋은 종목이 아니라 개선세가 뚜렷한 종목을 중심으로 담아야 한다"며 "돈의 힘, 테마에 의해 올라온 종목들에는 한발 물러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다음 주 발표되는 고용지표가 어떤 수준으로 나오는지가 통화 정책에 대한 기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경제 지표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