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할 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 씨도 당시 도이치파이낸셜 유상증자에 참여해 40만주를 매수했다는 것이다.
앞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 씨와 IP를 공유했던 A씨가 2년 뒤에는 다시 김건희 씨의 금융거래에서도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다. 이는 윤 전 총장 처가와 A씨가 경제적으로 긴밀히 연결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2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A씨가 지난 2013년 도이치파이낸셜 설립과 유상증자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자금 조달을 주도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윤 전 총장 배우자인 김 씨도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를 보면, 김 씨는 2013년 말 기준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4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김 씨가 이 주식 40만주를 약 2억원, 즉 액면가(주당 500원)에 인수한 사실이 지난해 한 언론 보도로 알려지면서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권오수 측근 A씨, 尹 처가와 금융거래 반복적 연관 정황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윤 전 총장 장모 최 씨와 IP를 공유한 A씨는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대표이사의 측근이자, 도이치모터스와 도이치파이낸셜의 자금·재정 업무를 수년 간 총괄했던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도이치모터스에서 등기이사를 지냈고, 이후 도이치파이낸셜 CFO(최고재무책임자)도 맡았다.
A씨가 최 씨와 IP를 공유해 주식계좌에 접속한 것은 김 씨가 도이치파이낸셜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2년 전인 2010년 9월부터 2011년 초까지의 일이다. 도이치모터스를 매개로 이뤄진 윤 전 총장 처가의 '수상한' 금융거래는 또 있다. 지난 2009년 김 씨는 우회상장한 도이치모터스 주식 8억원어치(24만8천주)를 1주 당 3225원에 장외 매수했다.
상장주식을 시장가보다 저렴한 값에 시장 밖(장외)에서 대량으로 사들이는 것 역시 일반인들에게는 흔치 않은 일이다.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뒤 특혜 논란으로 번졌던 이유다.
검찰은 이처럼 오랜 기간 이어온 김 씨와 최 씨 그리고 A씨의 금융 거래들을 면밀히 살피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세 사람이 경제적으로 긴밀한 관계라는 것이 입증된다면, 주가조작 의혹 관련 공모 여부의 판단 근거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시각이다.
부장검사 출신의 A 변호사는 "주가조작 범죄는 당사자들이 자백을 하지 않는 한 간접 사실을 모아서 (혐의) 입증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정황 증거들이 충분하고 주가조작으로 의심되는 매매거래가 확실하다면, 의혹 당사자들이 시세조종을 부인하고 검찰이 직접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더라도 기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씨 측 법률대리인 손경식 변호사는 "최 씨는 주가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또 A씨와의 포괄일죄 성립 가능성을 언급한 전날 CBS노컷뉴스 보도에 대해서는 "2012년 A씨와 IP를 공유했다는 제3자를 누구든 알지 못해 (최 씨와)순차적 공모가 성립하지 않는다"라고 반박했다.
또 윤 전 총장 캠프 관계자는 도이치모터스 관여 의혹에 대해 "(후보자 본인이 아닌) 가족에 관한 일이고 예전에 수사를 통해 이미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난 것으로 안다"며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전후로 벌어진 이들의 긴밀한 금융 거래가 향후 범행을 입증할 '정황 증거'로 인정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