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지는 문 대통령의 사진을 아시아판 표지에 실으면서도, 문 대통령의 북한 관련 행보와 관련해 상당히 비판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24일 공개된 '문 대통령, 조국을 치유하기 위한 마지막 시도에 나선다'는 제목의 기사의 초반에는 지금까지의 문 대통령이 기울인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과 진행 상황이 담겨있다.
북한의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전쟁의 위기까지 갔던 상황에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극적인 대화와 정상회담을 이끌어낸 스토리를 풀어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싱가포르 회담 결렬을 계기로 한반도에 다시 위기가 찾아온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백악관의 새 주인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한 점을 잡지는 담담하게 나열했다.
다만 타임지는 뒤로 갈수록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즉, 바이든 정부의 지연 전술에 한국 정부가 이용당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 것이다.
특히 인권변호사 출신의 문 대통령이 북한의 인권 문제에 소극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좀더 노골적으로 지적을 이어갔다.
타임지는 문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 "매우 솔직하고, 의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주었다.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호평한 멘트를 소개했다. 하지만 곧바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을 김 위원장이 자신의 고모부와 이복형을 냉혹하게 살해했으며, 몰살과 고문 강간 기근 장기화 야기 든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에 대한 문 대통령의 변함없는 옹호를 다수의 북한 관측통들은 착각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타임지는 문 대통령이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한 것에 대한 미국 내의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 본인의 여러 원칙이 남북 화해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희생'된 것이 아니라 성과의 일부가 의미를 상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타임지는 한 탈북자의 말을 인용해 "문 대통령 임기 내에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이 또 개최될 가능성은 없다"며 북한 내부 분위기도 좋지 않다고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마지막으로 타임지는 "관여, 협상, 도발, 관계소원, 화해라는 반복적인 고리를 어떻게 끊을 것인지에 대한 참신한 아이디어는 많지 않다"면서 "문 대통령이 지금 상황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아무도 그럴 수 없다는 암울한 현실을 깨닫는 것일지 모른다"고 글을 매듭지었다.
타임지의 이번 기사는 문재인 정부의 임기 말 막바지 노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북한 인권을 비롯한 여러 문제를 둘러싼 미국 내의 우려섞인 시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타임지는 문 대통령 사진을 7월 아시아판의 표지 모델로 올리며 이번 기사를 홍보했다.
앞서 타임지는 지난 2017년 5월에도 '협상가(the negotiator)'라는 제목이 달린 문 대통령의 사진을 아시아판 표지에 게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