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불안과 금리상승에 따른 자산가격 하락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빚내서 집사라' 시즌2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20일 오는 7월 1일부터 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에 40년 초장기모기지를 도입하고, 보금자리론의 세대당 한도는 3.6억 원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대상은 만 39세 이하 청년과 혼인 7년 이내의 신혼부부이며 이들은 40년 만기 고정금리로 보금자리론과 적격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금자리론은 주택 가격 6억 원, 소득 7천만 원(신혼부부 8500만 원) 이하 가구가 이용할 수 있고 한도는 기존 3억 원에서 3.6억 원으로 늘었다. 대출금리는 40년 기준 최저 2.9%이다.
예를들어 6억짜리 주택을 구입하며 40년 만기 보금자리론을 이용해 3억 원을 대출받을 경우 매달 원리금은 106만 원으로 30년 만기 상품에 비해 매달 원리금이 14.8% 감소한다.
적격대출은 9억 원 이하 주택 구입시 이용이 가능하며, 소득제한이 없고 한도도 5억 원까지다. 다만 대출금리는 3.0%~3.84%로 보금자리론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이다.
금융위가 내놓은 이같은 방안은 부동산 민심이 폭발하며 지난 4.7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하자 내집마련 기회가 사라진 청년층의 민심을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지난 18일 금융위는 '금융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앞으로 자산가격 변동 가능성에 대비하여 본인의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차입에 기반한 고위험자산 투자는 특히 경계해야할 시점"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주택 가격이 단기간에 급등하며 버블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고, 동시에 금리 인상이 기정 사실화되며 가계부채 총량관리가 시급한 상황에서 나온 경고인데 오히려 청년층에게는 과도한 차입을 통해 부동산에 투자하라고 부추기는 셈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집값 안정화는 이미 물건너 갔으니 지금이라도 빚내서 집사라고 권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시중 은행에는 대출을 줄이라고 압박하면서 정작 금융당국은 정치권 눈치보며 대출 늘리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위는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의 1인당 한도도 기존 7천만 원에서 1억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은 만 34세 이하 청년에게 2%대 금리로 전세금과 월세를 지원하는 상품이다.
주택금융공사의 전세대출 보증료도 인하한다. 청년 맞춤형 전월세, 취약계층 특례보증 등에 적용되는 최저 보증료는 0.05%에서 0.02%로, 전세대출 및 전세금반환 보증료도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