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새 지도부의 면면을 보면, 이 대표에게 우호적인 판은 아니다. '평균 나이 44, 호남수석, 여성'이라는 보수당답지 않은 외관에도 불구,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강경 보수 성향으로 분류돼 왔다. 당 관계자는 "최고위원들이 이 대표의 드라이브를 지원해 주지 않을 경우, 국민의힘은 선거 때와 같은 '돌풍','변화'보다 '내홍','분열' 등의 단어와 함께 세간에 오르내릴텐데, 이 대표의 화법을 보면 최고위원들을 잘 보듬고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을 인식한듯 선거 직후 이 대표는 날선 비판을 주고 받았던 나경원 후보에게 "당원들이 가장 사랑하고 신뢰하는 지도자"라며 대선과정에서 역할을 해줄 것을 부탁하고, 주호영 후보에게도 국민의당과의 합당 과업을 맡아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영남 지역의 한 의원은 "중진급들이 '장강의 뒷물'로 여겨지지 않도록 해야, '어디 한번 잘 하나 보자'는 식으로 팔짱만 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진 지원그룹 뿐 아니라 당직자 등 실무그룹에 걸치기까지 이 대표의 비전을 실현시킬 내적 인프라 구축도 필요하다. 이 대표는 자신의 키워드인 '공정한 인사'를 약속한 상태지만, 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가 자신과 가까운 바른정당 출신들을 대거 요직에 앉힐 것"이라는 경계의 목소리가 들린다. 김대진 조원C&I 대표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이준석 대표가 가져올 변화를 수용할 만큼 인적 네트워크가 새로워지지 않았다"면서도 "당선 자체만으로 여의도에서 후폭풍이 불긴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당 대표 선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윤 전 총장이 탄핵에 대한 입장, 공무원으로 수사한 입장 등이 닫히지 않고도 우리 당에 들어온다면 우리의 지형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경선버스 정시출발론'을 유지하면서 그 전에는 당내 인사들을 키우고, 경선 룰 세팅에서도 내부의 의견을 중시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