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0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보복소비(pent-up 소비)와 관련한 물가압력에 대해 이같이 전망했다.
가계 지원을 위한 재정지출 규모 증가, 10%대의 높은 저축률, 백신접종 가속화 등으로 경제활동 제약이 완화돼 보복소비가 분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저축률을 보면 지난해 가계(가계에 봉사하는 비영리단체 포함) 순저축률은 11.9%로 전년(6.9%)보다 5.0%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들어 수출 및 설비투자 호조가 지속되고 있고 소매판매와 소비자심리가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민간소비도 개선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은은 아울러 향후 물가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여건으로 최근 물가 오름폭 확대를 주도하고 있는 원자재 및 농축산물 가격 여건을 들었다.
한은은 앞으로 농축산물가격 상승세는 둔화하겠지만 국제유가가 지난해 수준을 상당폭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는 2분기 중 물가안정목표 수준인 2%를 넘어서는 상승률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하반기에는 2% 내외 수준에서 등락하면서 지난해에 비해 오름세가 상당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물가동향을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오름폭이 확대되며 4월 중 2.3%, 5월 중 2.6%로 크게 높아졌다.
가격변동성이 큰 식료품 및 에너지가 제외된 근원물가의 상승률은 개인서비스물가를 중심으로 오름폭이 확대되며 4월 중 1.1%, 5월 중 1.2%로 높아졌다.
특히 외식물가는 농축산물가격 급등에 따른 재료비 인상 등의 영향으로 예년 수준의 오름세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류 가격은 지난해 봄 코로나19 확산 직후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지난해 말 이후로는 하락폭이 축소되다가 올해 3월 상승 전환한 뒤 4~5월 중에는 기저효과가 가세하면서 급등했다.
농축산물가격은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 올해 초 한파 및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며 최근의 소비자물가 오름폭 확대를 주도했다.
한은은 내년에는 유가, 농축산물가격 등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줄면서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올해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