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팔에 채워진 검은색 암밴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지난 7일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고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추모했다.
한국은 9일 오후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4차전 스리랑카와 경기에서 유 전 감독을 추모하는 의식을 진행했다.
대표팀은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주관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과 협의했고 경기 시작 5분 전 전광판에 유 전 감독의 헌정 영상을 상영하며 추모하는 묵념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유 전 감독의 빈소를 방문하지 못한 것에 대한 예의였다.
대표팀 선수들은 추모의 의미로 오른팔에 검은색 암밴드를 착용한 채 경기에 나섰다. 코칭스태프는 검은 리본으로 추모했다.
공격에는 김신욱(상하이 선화)을 비롯해 송민규(포항 스틸러스), 황희찬(라이프치히)이 나섰고 이동경(울산), 손준호(산둥 루넝), 남태희(알 사드), 원두재(울산 현대), 이기제(수원 삼성), 박지수(수원FC), 김태환(수원), 조현우(울산)가 그라운드에 섰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이재성(홀슈타인 킬),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권창훈(수원), 김영빈(강원FC), 정상빈(수원), 강상우(포항), 정우영(알 사드), 김민재(베이징 궈안), 이용(전북 현대), 구성윤(김천 상무)은 벤치를 지켰고 홍철(울산), 김문환(로스앤젤레스 FC), 김영권(감바 오사카), 김승규(가와시와 레이솔)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표팀의 영원한 동반자 붉은악마도 추모에 합류했다.
붉은악마는 유 감독을 추모하는 대형 플래카드를 달았다. 플래카드에는 "우리의 외침에 투혼으로 답한 그대를 기억합니다. 고 유상철 감독님의 명복일 빕니다"라는 추모의 글이 담겼다.
킥오프부터 전반 6분까지 응원도 하지 않았다. 유 전 감독의 대표팀 시절 등번호였던 6번을 추모하는 의미였다. 팬들은 킥오프에도 환호 없이 조용히 경기를 지켜봤다.
전반 15분. 한국의 첫 골이 나왔다. 남태희가 골문 앞에서 헤더로 내준 공을 김신욱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첫 득점 후 한국은 유 전 감독의 등번호가 적힌 유니폼을 들고 재차 추모했고 큰 세레머니 없이 조용히 경기를 이어갔다.
이후 붉은악마는 북을 울리며 응원을 시작했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도 박수와 함께 경기를 즐겼다.